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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방어회
가락수산시장에서 대방어회를 먹자하여 저녁나들이 삼아 쭐래쭐래 따라나섰다.
언젠가 수박과 체리, 전복을 산 후엔 뜸했던, 자주 가는 곳은 아니다.
도착해서 보니 기억 속과는 달리 규모가 크고 활기가 넘쳐 깜짝 놀랐다.
네이버에서 맛집 두 군데를 검색하는 정도로 갔는데 주말이라 그런지, 방어회를 먹는 시기라 그런진 몰라도 40분을 기다려야 했다.
배달의 앱 등으로 한 예약주문이 많아서 현장주문은 기본적으로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노량진 수산시장보다는 각각의 가게 면적이 넓고 조명이 밝고, 가격 흥정하는 과정이 없어 편했다.
기다리며 수족관을 들여다보니 커다란 '대방어'의 등은 물 위에 나와있고 커다란 입으로 계속 뻐끔뻐끔 물을 먹는(호흡을 위해겠지만) 모습을 보곤 잡히자마자 냉동횟감이 되는 것이 차라리 고통의 총량은 적었을텐데...싶었다.
옆가게의 꼬마 문어인지 세발낙지인지는 플라스틱 칸막이의 작은 구멍 속으로 끝없이 발을 넣었다. 혹시 숨어들어갈 수 있는 굴인가 탐색 중인 듯도 싶고. 그 구멍들을 하나하나 밟고 올라오면 수조 밖으로 충분히 나올 수도 있는데 수면 위로는 절대 올라오지 않으니 퇴근 후 불이 꺼져야 탈출을 감행해보려나? 하지만 그땐 뚜껑이 닫히겠지.
주문한 횟감을 받아 알려준 식당에 가니 규모도 크고 깨끗했다.
싱싱한 회를 좋은 가격에 먹는 점은 좋지만 사방 큰목소리로 옆사람 생각않고 왕왕 떠들어 대심은 어찌할 수 없는 현상이긴 하나 그래도 이전보다는 참아낼 수 있다. 술이 들어가자 점점 커지는 옆자리 손님들이 대화중 단어가 생각나지 않아 '그 있잖아 뭐지 뭐지?" 하고 서로 끙끙댈 때 불쑥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그냥저냥 우리도 즐겁게 먹고있었다고나.
삼성동 H백화점 유명한 S일식집보다 훨씬 저렴하고 양도 훨씬 많아서 소음을 감내하며 실속을 차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나른한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사분사분 조용히 서비스를 하는 고급 일식집에 다니다가 온라인, 오프라인으로 활발히 돌아가는 수산시장의 모습을 경험하며 씩씩하게 먹고 집에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