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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결
일상 & 작은 생각들
2019. 5. 31. 17:31
낯선 곳을 여행하는 이유 중의 하나는 내가 살던 곳과의 차이를 느끼고 그로부터 배울 것과 아닌 것을 취사선택 하기도 포함될 것인데.
6일 째 되어가는 뉴욕방문에서 느끼는 점 한 가지는 사람들로부터 느끼는 마음결이 곱다는 것.
다인종으로 구성되어 있고, 흑인들도 사회구성원으로 자리잡아(영화에서 보듯 거리에서 마약을 팔던 지 인생 패배자 표정은 아직 보이진 않았다. 할렘도 버스타고 지나가서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자연스레 섞여사는 것 같고.
지하철에서 내 옆자리에 앉은 여자가 건너편에 자리가 나자 옮겨 앉으면서 남편과 같이 앉으라고 친절하게 말하고. 이런 일을 몇 번 겪었다. 모르고 살짝 닿거나 자신이 큰 목소리로 이야기해서 내가 깜짝 놀라자 깔깔 웃으면서 미안하다고 경쾌하게 사과하는 젊은 여자.
뒷사람을 위해 문을 열어주는 에티켓은 아주아주 기본으로 몸에 배어있고.
시민의식이 높다고 해야겠다. 그런데 나에겐 마음결이 곱게 느껴진다.
특정 사람을 지칭해서 미안하지만 집안 어르신 간병인으로 초반에 조선족들을 쓴 경우가 있었는데 말투나 행동이 거칠고 돈을 대놓고 요구했었다. 이곳에서도 중국인(아마 관광객)들은 큰소리로 떠들고 화장실 줄에서도 바짝 다가서서 몸이나 물건이 닿아 피하면 따라와 다가설 정도로 무례한데 모르고 하는 행동이니 어쩔 수 없지만 결국 '민도'는 예의바름, 자연스럽고 세련된 언어와 행동, 타인에 대한 배려로 나타난다.
거칠고 걸러지지 않은 감정을 그대로 표출한다거나 심지어 야비하다고 느껴지는 상황을 생각해보면 그 차이를 알 수 있을 것인데...
이곳에서 접한 헝가리에서 발생한 한국인 관광객 배 사고 소식ㅡ슬픈 참사이긴 하나 , 죽거나 실종된 타국 관광객들을 위해 조용히 자발적으로 꽃이나 작은 등불 을 가져다놓는 헝가리 사람들 마음결이 고와보인다. 언제부터 우리는 억척스럽게 왁왁 투쟁적으로 변해버렸는 지.
분단된 작은 나라에서 뉴스가 전국민에게 퍼지고( 뉴스 소스, 해석, 전달도 이익에 따라 다르고)
계층간 갈등으로 자기가 원하는 의견으로 쏠리면서 미움과 대립이 점점 심화, 악화되는 사회가 되지말아야 할텐데..
한국이 다양성, 관용, 이성적 행동, 타인에 대한 선한 배려 등이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성숙된 사회였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