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 작은 생각들

잘 난 척이 아니고

opento 2020. 5. 14. 04:22

거의 20년 전 포토샵 자격증, 웹디자인 자격증도 따 놓았고(구직용이 아니라 배우다보니) 사진 리터칭 작업도 했고 최신 버전을 사용해 왔으니 이번에 포토샵 수업 듣는 것은 업버전을 속속들이 들여다보는 것이 목적.
크게 달라진 부분이 없고 손이 빨리 기억하니 소소한 재미거리이다.
왼쪽에 앉은 L여사가 대단한 점은 연세가 79세 인데도(그렇게 나이 많은 지 몰랐다) 유화를 그리고 전시회도 열고 꾸준히 공부를 하신다는 점. 국선도도 오래 해와서 군살없고 자세도 바르다.
나이는 어쩔 수 없어 수업을 많이 놓치고 엉성하게 작업하지만 좀 더 젊었던 시절부터 손을 댔기 때문에 이런 수업에 참석할 수 있는 것.
모른 척하면 3분의 2 정도 따라오거나 눈도 잘 보이지 않는 것 같아 내가 옆에서 계속 커버를 해 주는데 (도와달라고 하시기도 하고) 내 진도에 방해 될 정도는 아니다.
강사도 가르치는 노하우가 좋아서 중요한 tip을 매 강의 때마다 한, 두개는 알려줘서 칙칙 늘어지는 주민센터 강의보다는 훨씬 낫다. 집에서 다른 책을 혼자 해나가니 수업듣는 것이 동기부여 차원으로도 좋고.
오래 전 FLASH를 처음 배울 때 진도 따라가느라 쩔쩔 맸었는데 숙달되니 여유롭게 남까지 봐 줄 수 있다는 것은 ㅡ잘 났다는게 아니고 좀 더 알게되면 마음이 여유로워질 수 있다는 것. 좋은 마음으로 남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
그나저나 수업 중 내 팔꿈치를 투박하게 툭 치면서 뭔가 말하는 친구 L. 오늘도 역시 지각하고는 이 자리, 저 자리 옮겨 보겠다더니 다시 원자리로. 강사에게도 뚝뚝 끊어지는 말투로 말하고(그런 경향을 본인은 모르고 고치기엔 깊게 자리잡은).
대학교 시절 이후 세월 사이에 살아온 삶의 차이를 자주 느끼게 된다. 자기 안에 갇혀버린 각자의 고집이 날 것으로 드러나는 장면이 있어 조심해서 거리를 잘 조정하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