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 작은 생각들

친구와 같이 한 마음의 양식

opento 2020. 7. 8. 22:06

매주 듣는 수요일 수업 후에 어디든 지 같이 가보고 싶어하는 친구가 있다.
오늘은 돈화문 쪽 전시회를 가자하여 점심식사 후 전철을 타고 종로3가역에서 하차.
7번 출구를 나와 주욱 올라가니 거리 주변이 많이 정리되고 관심을 끌 수있는 가게들이 들어서고 있었다. 차선은 왕복 2 차선인데 보도가 오히려 넓어 걸으며 구경하는 거리로서 기본틀은 갖춰진 듯했다. 익선동의 좁은 미로와는 좀 다른.
아주 감명깊지는 않지만 나름 준비를 한 전시회를 잘 보고 안국역쪽으로 가다 차박물관에 들어갔다.친구가 전에 방문한 적이 있다며 소개.
아기자기한 다기 구경도 하고 친절한 설명을 곁들인 무료시음도 하니 차에 대한 이해가 쑤욱~올라갔는데 바닥에 앙증맞게 물고기와 새가 그려진 작은 찻잔에 끌리어 살 까 했으나 집에 있는 찻잔들이 많아 일단 다음 기회로 미루기로.
집에 와서보니 역시 유명 도예가가 만든 백자다기, 청자 다기, 붉은 색 다기, 광주요 다기세트 등이 있는데 차이나 캐비넷 구석에 넣어진 채로 잊혀져 있었다는.
충동구매를 하지않길 잘했다 싶었다.
차를 대접받는 사람들은 참 즐거웠으나 알맞은 물온도와 우려내는 시간, 몇 번째 우려내는가에 따라 색도 살펴가며 대접하는 사람은 와인 소믈리에처럼 많은 노력과 실습을 했겠고 눈에 보이게, 보이지않게 바빴다. 모두 즐겁고 여유로웠으면 좋겠는데 누군가는 신경써서 서빙을 해야한다는 점이 마음 한편에 걸렸다.
중간 크기의 차 주전자에 알맞게 우린 차를 (warmer가 있으면 더 좋고) 일하면서 마시는 나에겐 다도가 중간에 낀 거추장스런 격식으로 느껴진다.(왜? 나는 게으르니까~)
벛꽃 휘날리거나 단풍물든 산사에서 문열고 무아지경에서 차를 음미하는 경우도 좋겠지만 나에겐 아직은 생활 속에서 일어나는 음료 행위에 가깝다.
어쨌거나,
친구와 함께 그림 보고 차를 마시며 마음이 살 찐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