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 작은 생각들

좋은 일해서 마음 뿌듯.

opento 2020. 9. 22. 22:24

백화점 식품코너에서 죽 2 종류, 반찬 3가지, 소고기 장조림, 떡을 사가지고 연락없이 그녀 집에 갔다.
어제 떠나올 때 보니 반찬이라곤 콩나물 넣은 김치찌게 뿐.
약도 독하니 물과 음식을 먹어야 버텨낼 것 같은데 주말에 만들어 놓은 음식은 간이 있어 순하게 간이된 음식을 골라 산 것.
어제보다 두드러기는 가라앉는 중이고 안정도 찾았다. 식성에 맞았는지 식사를 잘 했고 그래도 한동안은 먹을 양이니 마음도 놓였다.
부엌을 이틀이나 치웠는데도 식기건조대를 뒤집으니 까만 곰팡이가 덕지덕지여서 한참을 닦아냈다. 마음의 여유가 생겼길래 앞으로 부엌 좀 잘 치우라 했더니 낄낄 웃으면서 오늘에서야 그런 게 있는 줄 알았다고. 화장실에 놓은 강한 인공 방향제들도 다 버리라고 하니 순순히 말을 들었다.ㅡ호흡기와 간을 손상시킬 기분이 들 정도로 강해서 머리가 뺑~도는데 환기나 청소가 안된 집에서 건강을 위협했던 문제점들이 많았던 것.
오전에 성당에 가서 기도드렸다고 하는데 이제는 그녀가 신이나 종교에 너무 의존한다고 판단하지 않으려한다. 약한 그녀가 살아남으려고 애쓰고 노력하는 방법이었기 때문에. 나의 잣대로 보았고 교만했다.
고맙다거나 덕담을 쑥스러운지 잘 하지않는 그녀인데 요며칠은 고맙다고 했고 오늘은 길일인가 보다고 했다.
마음의 안정을 얻은 것 같았다.
그녀는 아프다는 말을 주위에 계속하는데 그래서 더 도움을 얻기도 한다. 우는 애 떡주고 병은 알리라는 속담이 그래서 있나 보다. 그녀의 생존전략 이기도 한데 그 부분이 부담되고 싫었는데 이젠 이해하기로 했다. 아무도 없는 고독, 무서운 세상이라 여기지않게.
그녀가 이랬다.
" 그래도 주위에서 도와줘서 여태 잘 살아왔고 고마운 일이네".
그 주위에 나는 발을 조금만 담그고 있었는데 위험하다고 느껴지는 경우엔 홍반장이 되기로.
(그녀도 고치긴 힘들겠지만 과거의 징징, 이기주의로 돌아가지 말고 조심조심 해주면 좋겠다. 그럴 땐 뒤로 물러날 것이다. )
어쨋든 도움되는 일을 해서 보람 느끼고 뿌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