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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속 깊히 자리잡은 어두움
opento
2021. 3. 26. 23:09
7호선을 타고 가는데 한 청년이 다가와
" 혹시 먹을 것 갖고 있으세요..?"
하는데 마주 친 눈에서 깊고깊은 어두움, 음산함,좌절을 보았다.
요즘 가뜩이나 어려운 세상에 죽어가는 이도 많아 뭔가 도와줘야겠다고 자동반응.
하지만 바꿔 들고온 가방 속엔 카드만 있었고, 산행길이라 남편은 쵸콜렛을 꺼내주겠다고 하여 말리고 돈을 찾기 시작.
그 청년은 여전히 우울한 모습으로 조금 떨어진 곳에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돈이 없는 것 같아 보이니 그가 전철에서 내리려 하는데 마침 남편 지갑에 돈이 있어 눈짓으로 조금 기다리라고 하니 그 청년이 알았다고 끄덕였다.
만원을 들고 조용히 다가가 주고 자리로 돌아오니 내리기 전에 다시 눈을 맞추며 고맙다고 했고 나도 걱정된다는 표정으로 끄덕여주었다.
요즘 나라에서 주는 지원금이 있을텐데 거짓이든 아니든 뭔진 몰라도 일단 한끼라도 먹게해야겠다는 마음이었다.
절박하고 울 것 같던 표정이었고 너무나 작은 목소리로 말해서 덜컥 걱정이 되었다.
사연은 모르겠지만 어려움을 잘 헤쳐나가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