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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Life Ahead

opento 2021. 4. 4. 21:03

간만에 넷플릭스에서 영화를 봤다.
<자기 앞의 생>으로 번역된 원제는 the life ahead.
주인공으로 엄청 늙은 소피아 로렌, 흑인 소년.
주변 인물로는 여성으로 성 전환한 복서, 나이든 의사, 유대인 전당포 주인, 위탁된 아이들.
겉모습만 본다면 매력적인 인물들이 아니지만 다들 '자연스럽게' 자기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영화는 잔잔히, 과장없이 이야기를 풀어갔다.
영화는 마음을 건드려야 하므로 100% 현실이 될 수는 없고 감성, 과장도 있지만 이야기로서 나름 좋았다.
제주도 올레길을 따라 바다를 보며 걸을 때 물과 바람소리 속에서 곰곰 생각하고 조금은 깨달은 삶의 모습이 있었는데 그런 마음의 여운 속에 영화가 연장선으로 다가온 듯도 하다.
여러 인종이 섞여사는 유럽이라 tolerance가 자연스레 녹아들어 성숙한 사고와 삶의 태도가 있는 듯도 하다.
단 한 올의 실가닥으로 팽팽하게 맞서는 한국식 인간관계 속에서 능력, 재력, 성공 지향적으로 살아가는 방식에 너무나 익숙해져 있어 나를 비롯 많은 사람들이 삶의 약한 모습들을 감싸고 같이 살아가는 마음이 약하다. 경쟁에 내몰린 결과일 것이다.
그에 비해 여러 겹의 실타래를 가지고 한 올이 끊어져도 다른 실가닥으로 여유를 주고 그 사이 끊어진 실은 다시 묶어가며 사는 성숙함이 유럽식 태도는 아닌 지.
아니더라도 영화 속에서 그려낸 모습에 배운다. 관계에서 너그럽자. 타인의 선택을 존중하자. 밀어붙이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