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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차분하게

opento 2021. 5. 13. 22:51

이번 주는 바깥 모임을 거의 만들지 않고(그래도 줌은 두번이나) 집에 있으면서 그간 밀렸던 다림질을 하거나 책을 읽고 있는데 마음이 참 평화롭다.
밖으로 나가고 싶어하거나 약속을 만들려는 들뜬 생각이 뇌와 가슴속을 왔다갔다 하는 걸 살살 달래 가라앉히니 고요한 시간들이 찾아들었다.
그리곤 이상하리 만치 몸이 푹 가라앉는다 느낌이 들 정도로 잠이 오고.
감당할 수 있는 레벨을 넘어서는 작은 스크래치들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부에 쌓였었던건지. 시간을 무의미하게 흘러보낸다는 느낌보다는 몸이 치유되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 기분 좋은 나만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간 내적 사유의 시간을 소홀히 했던 거.
계절이 바뀌어 집어넣기 위해 세탁해 놓은 옷들과 작년에 세탁 후 미처 다리지 않은 옷들의 많은 양들을 몰라라 하다 씩씩하게 다려내기 시작하니 마음 한구석에 자리잡고 있던 '부담' 한 덩어리가 줄어들고 있다. 그외 몇 가지 부담들이 있는데 확확 해치울거다.
바깥으로 나돌면 결코 손에 잡히지 않는 그런 일들을 세수대야에 담은 물을 바닥에 쫙쫙 부어 씻어내 듯 이번 주는 그렇게 처리할 것이다.
한강에서 같이 자전거를 타자고 불러낼까 했던 일도 혼자 타던 지 하기로.
출장으로 일주일 혼자있는 시간을 약해진 정신을 훈련시키는 계기로 만들기로.
이것저것 하다가 좀 한가한 시간에 집어든 오카다 다쓰노부의 <그림책 테라피가 뭐길래>가 새로운 좋은 세계로 안내받는 기회가 되길 바라며 책을 읽어나간다.
사방 조용해도 주위 공간은 꽉 찬 행복한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