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갑자기
화장실에 놓고 쓰던 치실이 어느 날 갑자기 더이상 딸려나오지 않을 때 드는 생각ㅡ인생도 그렇게 마음의 준비도 되지않은 상태에서 끝나지 않을까?
치실통의 어느 부분이라도 투명하게 만들었더라면 점점 없어지는 걸 볼 수 있었을텐데...하며 이리저리 만져보니 뚜껑 부분을 열고난 후 옆면에 힘을 주면 갈라지면서 속을 들여다 볼 수 있다.
사서 쓰기에 바빠 통을 요리조리 들여다보지는 않다보니 결국 문제가 생겨서야 보게되는 것이 인생 살아가는 태도와 참 비슷하다는.
주어진 편리한 상태로 살면서 부지런히 살지않는다.
열심히 살아가는 주위 또래 사람들에 자극 받아 에너지 레벨을 끌어올려야겠다고 요즘 느끼고 있다.
그간의 조용하고 느릿느릿한 나의 삶의 속도가 좋았었다. 안정되고 평화롭게 지내왔고 경제 분야에 대한 관심이 재테크로도 연결되고 있지만 이제 시야를 조금 늘려도 될 시기가 온 듯 하다.
이물질이 몸에 들어오면 알레르기 반응을 하듯 작년 말과 올해에 걸친 팀작업이 처음엔 많이 힘들었었다. 사회에서 일어나는 보고싶지 않은 면들이 낯설어서. 그런데 면역력이 생겼다고나 할 지. 보아 넘길 수 있는 것은 넘기고 장점만 보는 마인드가 생기기 시작했고 다음 단계로 개인들이 쌓아온 이력들에서 배우게 될 점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싫은 사람은 배척했었는데 포용력이 억지로나마 개발된 셈.
'자기객관화', '나는 상대방의 상대'라는 여유도 생기고.
그렇다고 화이부동을 잊지는 않을 것이다.
나 자신을 잘 지키며 알맞게 확장 시킬 것이다.
잘 들여다 봐야 어느 날 치실을 갑자기 다썼네 하고 당황하지 않도록.
그런데 말이다 우리집엔 치실을 몇 군데 놓아두었기 때문에 화장실에 새로 갖다둘 수 있었고 주문을 또 해서 쟁여놓기로 했다.
삶도 여유롭게, 열정을 잃지않고 살아나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