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상사에서
더위가 시작된 요즘 더위를 이기는 방법 중 하나가 물, 모자나 양산, 손수건을 준비하고 그늘진 곳을 따라 걸으면서 이야기가 있는 장소를 걸어보는 것.
발이 움직여 운동이 되고 ,머리도 쓰면서, 눈으로 들어오는 장면들도 있어 일석삼조가 된다.
어제 아주 오랫만에 가본 길상사.
이전에 겉핥기식으로 산책 삼아 휙 둘러보던 식과는 달리 얽힌 실타래 풀어보듯 다양한 관점에서 삶의 모습을 곰곰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흔히 백석과 자야(김영한), 법정스님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김영한이 백석에 대해 아는 것이 없어 정말 둘이 사랑하는 사이가 아니었다고 냉정하게 말하는 이도 있고, 살림을 차려 살았다는 이도 있고, 김영한이 백석에 대해 쓴 책이 있는 걸 보면 맞는 말인듯도 하고.
어찌되었든 길상사가 자연 속에 들어가 편한 마음을 가질 수 있게 하는 분위기를 느끼게 해주어 덕지덕지 요란한 화장을 한 B사 같지않아 좋다.(그곳은 절인지 사업장인지 모를 정도로 울긋불긋, 복잡, 시주 받는데에만 노력하는 곳 같아 만약 들어갈 일이 있다면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빠져나오고 싶다ㅡ속세보다 더 오염된 지역으로 느껴지는 슬픈 곳)
잘 생긴 백석이 사랑한 여인들이 몇 명 되는데
나타샤와~ 그 시를 김영한과 연결시키는 것도 맞는지도 모르겠고 대원각이 박헌영의 이복누이 조봉희가 원래 주인이고 김영한한테 관리를 맡겼는데 소유가 넘어가고 대원각 기생간첩 김소산도 언급되고.
박헌영의 아들 원경스님이 돌려달라고 하자 그러마고 하다가 법정스님을 통해 길상사로.
시시콜콜 파헤쳐 알아볼 꼼꼼함이나 마음은 없다. 보이거나 전해 들은 말이 진실은 아닐 수도 있겠구나~ 정도에서 멈춘다.
절을 산책하며 스쳐지나가는 나같은 이에겐 무슨 사연이 있었던 지 간에 고즈녁하고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평시에 울긋불긋 연등 같은 것이 보이지않는) 곳으로서 좋다.
그리고 많은 이들이 찍고 있지만 언급되지 않는 사진 한 장 ㅡ절두산 성당에 가면 같은 조각가 만든 작품이다ㅡ성모상과 비슷한 분위기 ㅡ뭐냐고? 각자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