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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악한 마케팅

opento 2021. 10. 9. 11:02

살다보면 경험에 의해 어느 지역 사람들에 대한 선입견을 갖게 된다.
젊은 시절, 같은 아파트에 살던 비슷한 나이 또래의 엄마가 있었는데 예쁘지도 않고 키도 작고 성격도 조금은 영악스러웠다.
아이들이나 남편 일과 관련되어 오고가는 그룹들이 있었는데 나중에 들으니 여러 사람에게 욕을 먹었던 사람이었다.
아이가 아직 없던 그녀가 주로 우리집에 불쑥 찾아와 지나간 이야기들을 늘어놓곤 했는데ㅡ
연애시절 남자친구와 어깨무등했던 이야기부터 그가 데모로 도망다니게 되자 집안의 반대로 다른 이와 결혼했으며 이전 남자친구와의 연애편지 묶음을 침대 밑에 두었다는 등등.
나로서는 놀랍고 대담해보이는 이야기였고 남편에게 전하자 남편은 절대 만나지 말라 펄펄 뛰고 그녀에게 전화가 왔을 때 싫은 내색을 완연히 내비쳤던 기억이 있다.
그녀의 남편 역시 키가 작고 기억도 나지않을 정도로 눈에 띄지않을, 주눅든 인상의 사람이었는데 아내와의 관계가 좋지않아 보이는 분위기.
한 차례 크게 실패를 하고 다른 곳으로 이사갔는데 몇 년 후 우연히 여행시 만나보니 더욱더 초라한 몰골이었다.
무슨 생각이었는지 호텔 프런트 데스크 옆에서 이야기 나누자고 하여 (남편들 자는 한밤중) 몇 시간 이야기를 들었는데 내용은 기억나지 않고.
돌아보니 그녀에 대한 인상은 영악, 불안정.

결혼 전 또다른 여자. 역시 고향이 앞사람과 같은 지역 출신.
어느 날 성당교사팀에 들어왔는데 몇 달이 지난 후 다니던 대학을 속인 사실이 다른 멤버들에 의해 들통나고 그 사실을 넌즈시 알려주자 엉엉 울면서 자신이 처음에 지원했던 대학에 떨어지고 다른 학교에 다니게 되자 수업 중 돌아보며 자신은 이런 이들과 어울려 공부할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계속 거짓말 했다고. 섬마을에서 사람들을 가르칠 자원봉사 대학생이 필요하다느니 야학, 운동서적 등을 나한테 주곤하던ㅡ영향 받지않아 다행, 포섭하려 했던 듯ㅡ나중에 알고보니 나름 꽤 유명한 대기업 집안의 딸.
그 지역 출신에 대한 인상이 그래서 좋지는 않다.
그런데 최근.
한남동 월세에 살며 월 100만원으로 살아간다는 독신녀ㅡ이혼한 지 오래되었고 딸은 시부모가 키운다는ㅡ의 유튜브를 보게 되었는데 50대이고 있는 그대로 모습을 보이니 궁상스러워도 공감,동정, 대체 위로 등을 받는 이들이 많아 구독자들도 많다.
나름 관심을 가지고 지켜봤지만 그 지역 출신에게서 느껴지던 영악함이 느껴지기 시작.
편집을 전문가가 해주고 있었고, 유튜브 수익을 목적으로하는구나 여기게 만드는 부분이 눈에 점점 많이 들어온다.
등장 시키는 주변 인물들에게서 인위적 설정도 보이고 힘든 삶을 잘 살아왔다고 느끼게 만든 출연한 이웃에게 건네는 출연료 봉투.
따로 구매한 집도 있어 그녀가 굳이 한남동 재개발 지역 월세로 들어간 건은 유튜브 제작을 위한 세팅이 아니었을까ㅡ팀 회의 결과물? ㅡ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구독자 수나 조회수로 봐선 유튜브 수익이 꽤 되고 안정적으로 들어갈 것 같다.
무엇 때문에 유튜브를 하는가? ㅡ라는 목적이 여러가지 이겠지만 아직 순진한 상태의, 특히 어려운 상태에서 위로를 원하는 구독자들이 많은 유튜브는 운영자나 구독자 둘 다 조심해야 될 듯하다. 이용과 실망이 뒤따를 수 있으니. 의도에 놀아나지 않고 휘둘리지 않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