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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수다가 필요해

opento 2022. 1. 15. 23:18

며칠 전 마음이 조금 상했을 때, 달리 말하면 조금이지만 중심을 잡지못했을 때 연장자인 분에게 전화를 했었다.
의미없는 모임보다는 혼자 잘 지내는 편이고 평정심을 잘 유지한다고 여기는 편인데 그날은 조금 흔들렸었나보다.
나의 잘못이라기 보다는 50대 PD의 영악함으로 인해. 시시비비를 따질 것은 없고 잘 넘기고 다음부턴 그에 맞게 대응해야지 라고 마음가닥을 잡았는데 그래도 뭔가 마음에 남았었다.
간접적인 방법으로 수다를 택했다. 나의 이야기를 들어달라는 마음에서 였지만 특정인이나 사안을 거론하지 않고.
불안, 불편을 느끼면 일반적인 경우 사적인 모임이나 전화로 남에게 말하면서 자신의 정당성을 지지받기 바라는데 그 과정에서 남을 비판, 판단한다거나 듣는이가 동조를 하면서 다른 사람에 대한 편견, 비판을 공유하면서 같은 편이다~라는 위안을 받게되는데 ㅡ그렇게 하지 않으려고 평소 조심하는 편이다ㅡ소위 뒷담화라는거를 하지않으려 하다보니 돌아가는 이야기를 듣지못할 수도 있으나 난데없는 패거리짓기에는 들어가지 않는 편.
알고보면 상대적인 경우가 많고 조금씩 다 문제가 있으니.
조심스레 에둘러 마음을 이야기하니 어떤 정확한 문제인지는 모른 채 전화상으로 좋은 말을 해주셨다. 그러면서 자기에게 전화해줘서 너무 고맙고 감사하긴한데 내가 솔직히 다 털어놓지 않는다고 자신에겐 다 말해도 된다고.
누구인지, 어떤 상황인지를 다 말하면 당시에는 속이 시원하지만 전화 끝나면 마음이 좋지않을 것 같아 그런다고 지혜로운 조언에 도움이 되었다고 말씀드렸다.
그 분이 혹시 ㅇㅇ케이스 아니냐고ㅡ특수 지역 사람들의 특징이니 이해하라고 했지만 그 경우가 아니라고 말씀드렸다. 이미 혼자 마음 속으로 잘 정리해서 굳이 드러낼 필요가 없는 부분인데 그 분이 지레짐작, 답답하니 오픈해버린 것. 아니라고 했다.
만약 그렇다고 대답하면 ㅇㅇ를 우리 둘이 '어떠 어떠한 사람'으로 틀에 넣어버리는 것이니 아니라고 했지만 이미 혼자서도 그렇다고 속으론 평가했었는데 놀랍게도 그 분이 자신의 생각을 확 말해서 조금 놀라기도 했으나 같이 맞장구 치지는 않았고 잘 했다고 생각이 든다.
ㅡㅡㅡㅡㅡ
글을 쓰고 이틀 후 영악한 PD가 연락을 해왔다. 내가 속상할 것이라 생각하면서도 자기의 이익을 위해 가만히 있다가 도저히 두껍게 있을 정도를 넘어가니.
게다가 앞으로 나의 도움을 받을 수 없을 것 같기도 하니.
어쨋거나 직접 대놓고 말하지 않되 상대방이 생각하게 하고 참길 잘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