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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게도

opento 2022. 4. 28. 23:18

D가 오늘 나보고 하는 말이
'조용히 혼자 무섭게 공부하는 것 같다'고.
깔깔 웃었다.
표현의 정도는 다르지만 가끔 듣는 말인데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를 안다.
나는 소음이 싫고 생각없이 막 떠드는 장면에 있게되면 멍해진다. 옛날에 북한 간첩을 잡으면 종로를 몇 번 데리고 오가면 다 실토한다는 우스개 말이 있었는데  시끄러운 곳에선 나는 그냥 가만히 있는다.
그러다보니 무의미한 모임은 걸러내는 편이고 내가 감당할 수 없는 일엔 발을 들이지않는다. 직장, 생계와 관련될 일이 없으므로 financially independantㅡ고로 하기 싫은 일 억지로 할 필요없다.
무의미한 일엔 분주하게 매달려 시간을 낭비하지 않도록  조심하고 있고.
뇌화부동하지 않도록도 조심.
그러다보니 본의 아니게 혼자 뭔가 열심히 한다고 생각들을 하는 경우가 더러 있는데
알고보면 열정과 열심, 실력을 갖추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주위에 아주 많다. 그들은 다른 이들과 취미생활도 잘 한다.
집에서 소금 절인 배추나 잡힌 오징어처럼 늘어져있는 나를 보면 아무 것도 아니었다는 걸 알텐데.
ㅡㅡㅡㅡㅡ
다른 이야기 하나.
나이든 남자들이 어찌나 여유가 없는 지 오늘 새삼 느꼈다.
같이 이야기 나눌 때 자신의 말만 늘어놓고, 말도 빨리 하고 행동도 그냥 직진.
생각이 잘 정리된 말을 조용히 차분히 하기를 오래 전 잃어버린 듯 하다. 사회생활에 치어서 자신을 잃어 버린 듯.
한 두명도 아니고 여러 명이 그런 모습을 보니 좀 슬픈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