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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사이

opento 2022. 7. 27. 16:17

6살 아래인 S와 어제 점심을 했다.
반듯한 그녀.
그녀의 친정아버님이 교수셨고 남편도 연구소 재직 중이라 교육자 집안의 특징이 있다.
2년 반 전 모임에서 우연히 알게되었는데 간간히 전화해온다.
이야기가 잘 통하고 무리가 없고 편하다.
그래도 내가 먼저 챙겨 전화한 적이 없어 ㅡ일부러는 아니고 내가 정신이 희미해서ㅡ연락이 오면 고맙게 생각한다.
그녀의 시부모님이나 친정부모님에게도 꾸미지않은 마음으로 돌이가실 때 잘 돌봐드리고 과장스런 언행을 하지않는 보기 드문 바른 사람이다.
언젠가 점심을 샀더니 몇 번 만나자하다 어제서야 시간을 내었다.
이런저런 이야기하다보니 4시간 반이나 지났고 오래 이야기했는데에도 힘들지 않았다는 건 편했다는 거.
마지막 30분 전 즈음에는 이제 이야기를 마무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속으로 '이게 6살 차이 연륜인가' 하고 난데없는 우스운 생각이 들었다.
헤어질 줄 알았는데 그녀가 걷고싶다고 우리 아파트 앞까지 같이 걷겠다고.
돌아서 가기엔 30분 정도 더 걸릴텐데...
오는 길에 건널목에서 L을 몇 년만에 만났다.
우울증이 있어 힘들어하며 만나자고 했던 그녀. 만나지 않는 이유는 하소연, 끝없는 말, 자신의 외로움, 불안에 본의아니겠지만 남을 이용, 결국 주위에 남는 사람이 없게되는ㅡ나쁜 사람은 아니겠지만 힘든 사람.
너무 반가워하기에 안아주었다. 조만간 만나자는데 그러고 싶진않다.
오늘 유튜브에서 봤는데 만나서 심각하지 않고 가벼운 이야기, 서로의 이야기를 웃으며 들어주는 관계가 좋다고 했다. 중심과 거리, 객관성, 인간적으로 성숙이 되어 있는 사람이겠다.
집에 와서 재미있는 시간 가졌고 맛있는 점심 고마왔다고 문자보내니 좋아하는 분과 이야기하느라 시간가는 줄 몰랐다고 등등 S가 답해왔다. 나보다 순수하고 좋은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