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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도미노 효과
opento
2022. 10. 17. 12:10
요즘 부쩍 힘들어하는 S가 걱정되어 별생각없이 몸조심하라고 말하니 어련히 알아서 할까바 그런 말 한다는 말을 들었다.
자신이 무척 힘드니 나에게 전화하고 조심스레 대화를 하는데 그 한 마디에 딱! 걸렸다.
그런 말 말고 우쭈쭈하는 말만 해달라고. 기분이 나빠서가 아니라 S의 힘듦이 느껴져 걱정되고 마음이 편치않았다.
그리곤 지하철 에스컬레이터를 올라가는데 앞에 나이든 남자가 왼쪽 빠른 줄에 섰고 나도 뒤이어 빠른 줄로 올라가려는데 옆에 중학생 정도의 딸과 동행 중인 엄마인 여자가 나를 보며 교만한 말투로
"여기 줄 서있는 것 안보이세요?"
순간적으로 내가 새치기한다고 잘못 판단한 것.
"어떻게 되나 조금 기다렸다 말하지 그래요?"
라고 짧고 차갑게 말하고 빠르게 에스컬레이터 계단을 올라왔다.
완전 망신을 줄 수도 있겠지만 옆에 그녀의 딸이 있어서 참았다.
그리곤 나쁜 기분이 꽤 오래 지속되었다.
말이 도미노 효과가 있어서 종로에서 빰맞고 어디가서 분풀이한다고 잘못 사용한 말은 기운을 흝뜨려놓는다.
'됨됨이'란 말이 참 잘만든 단어로, 사람의 여러 면이 되었는지 엉성한지가 어찌보면 좋은 사람, 나쁜 사람을 구분하는 잣대가 되는 것 같다.
평소 누구에게 그런 훈계 비슷한 ㅡ그것도 난데없는 ㅡ말을 듣고 살지 않아 순간 황당했는데 일을 키우지않고 1초 안에 넘기길 잘 했다.
교만한 여편네(ㅋ)가 앞으로 함부로 나대지않게 조심하겠나 모르겠지만, 순간 강하거나 모욕적인 말로 대응하지 않길 잘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