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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다행

opento 2022. 12. 6. 21:18

L펀드 사건으로 정치권, 금감원에 대한 실망이 컸었고 그들에 대한 신뢰를 거두어들였다.
변호사들도 허구헌날 남의 복잡한 뒤치닥거리를 하다보니 ㅡ정보만 빼가려는 클라이언트에게 당하기도 했겠다ㅡ지치고 빤질해지고.
세세하게 분석하고 파고들어야 하니 엄청 귀찮은 일이 많은 직업이긴 하다. 다툼이 있으니 서로 실력있는 변호사 고용해서 난리가 나고. 나의 일인데 귀찮아 변호사에게 맡기니 허구헌날 복새통에 끼여 제정신이 아닌 것도 이해는 간다.
L펀드와 관련된 D증권에 취직한 변호사ㅡ결이 곱고 전형적인 A형, 내성적인 변호사가 고객들의 억울한 상황과 부조리한 증권사 사이에서 고민하다 결국 직장을 옮기겠다고 우리에게 속을 털어놓더니 곧바로 옮겼다.
증권사 비리에 회의를 느끼고.
수익이 발생했으나 받지못한 부분에 대해 세무소에 가서 경정처분 신청을 오늘 오전에 갔었는데 크게 기대하지않았었다.
귀신같이 세금을 찾아내어 부과하면서 환급받을 부분은 납세자가 알아서 하라는 무책임한 태도를 뻔히 마주칠 것 같아서.
그만큼 국가기관에 대한 기대나 신뢰가 철저히 떨어져 있는 상태였다.
오전11시 10분인데 점심시간이라고 1시에 오라할때 부터 회의감이 들기 시작.
2층 소득세과는 문도 잠그고 있어 전화로 통화 후 1층으로 담당관이 내려오겠다고.
마음의 평화를 위해 문을 걸어 잠그고 요새 속에 있구나 생각.
다른 일을 보고 1시 넘어 담당관을 만나 조용히 설명하니 여자인데 생각 외로 조용하고 차분하게 이야기를 들어주고 필요서류를 조금 더 갖춰오라고 했다.
워낙 기대치가 낮았는데 성의를 보이니 고마웠고 머리카락을 보니 40대 초반 같은데 흰머리가 보였다. 귀찮다 여기지않고 뭔가 해보려하니 그것이 정상인데에도 열심인 공무원을 모처럼 만난 기분이다.
생각에, 여자라서 차분히 들어준 듯도 하다. 남자들은 뺀질, 귀찮고, 회피하려는 태도를 가진다는 선입감이 있다.
공인중개사도 남자들은 토지나 큰 건을 한 탕하려하지 아파트 소개 같은 것은 잔챙이라 여기는 이도 많은데 여자들이 섬세하고 열심인 경우가 많다.
오늘 세무소에서도 그런 점을 느꼈다.
성실,섬세, 근면, 이해가 중요시 여겨지는 미래에는 여자들이 점점 더 유리하지 않을까 잠깐 생각해봤다.
어떻게 풀릴 지 모르지만 그나마 조금의 실마리가 보여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