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이 평온해진 변호사
저녁 6시 넘어 집에 오는 길가에서 옆에 가던 사람이 말을 걸어왔다.
얼굴만 봐선 누구인지 모르겠는데 "ㅇㅇㅇ 입니다." 라고 하니 알아보았다.
펀드 사기판매 문제로 거의 3 년을 끌다가 작년 말에 합의하는 과정에서 D증권 입장을 전달하던 변호사.
피해자들이 쏟아붓는 원망과 고함을 대신받는 역할을 하니 보기에 안되었었다.
잘못은 증권사가 했는데 난데없이 처리업무를 하는 과정에서 계속 엄청난 스트레스를 겪는 모습.
그런데 아무런 권한도 없이 그냥 앉혀놓고 매일매일 고문에 가까운 욕을 먹는 듯 했다.
화를 잘 내지않기도 하지만 변호사한테 쏟아부울건 아닌 것 같아 조곤조곤 이야기 했었던 것 같다. 보아하니 영락없는 A형에 결이 고운 사람이고 나이도 어리니.
합의서에 사인하면서 마음 고생하셨다고 하니 그때 속마음을 내비쳤었다. 다른 직장 알아보고 있노라고.
힘든 젊은이들의 고충을 보는 것 같아 짠 했었다.
그후 다른 법률 사무소로 이직했는데 너무나 마음이 편하다고 했다. 자신이 봐도 D 증권사의 행태가 너무나 졸렬하고 그곳에 계속 다닐 수 없었다고.
그때 고마웠다고 했다.
이전에 다니던 직장, 그리고 증권사, 새로 취직한 직장 이야기를 들려주기에 그래도 그렇게 힘든 곳에 잠깐 이라도 있었으니 새 직장이 더 좋은 곳이라 여겨질 수 있지않겠냐 하니 그렇다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헤어지는 길에 알아보고 인사해줘서 고맙다고, 그런데 내가 인식장애인지 뭔지 사람을 잘 알아보지 못한다고 ( 가까운 동네에 살아 또 볼 수도 있어서) 했더니 괜찮다고 자기가 알아보고 인사드리겠다고 했다.
사회는 저런 순수한 사람들의 마음을 다치게하고 변해가게 하는데 잘 살아가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