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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사람

opento 2023. 9. 30. 06:28

책상에 앉아 일을 하면서도 다녀간 손님 때문에 생각이 계속 떠오른다.
불행한 가족에서 도피성 결혼을 한 사람(A)이 있다. 자신도 상처가 많은데 상대쪽 집안(B)은 다른 종류의 상처를 가진 경우ㅡ자력으로 일구지 않은 부(富)를 가지게 되었는데  지킬 능력이 없어 한 세대만에 탕진.
A는 B의 돈을 보고 편히 살 수 있으리라 생각해서 결혼했다고 직접 말했었다.
B쪽은 문화나 공부와는 거리가 먼, 겉으로 보기엔 잘 사는듯 보였으나 내부적으론 기본이 너무나 약한 사람들.
A와 B가 계속 다투고 집안이 기울어가는 과정을 외부인으로 봤을 때 제일 안타까웠던 점이 그들의 자녀가 A,B의 부작용을 그대로 받으면서 성장과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은 것.
능력도 없는데 돈까지 없어지니 쌓인 분노를 여과없이 자녀 앞에서 막 내보이는데 끓고 있는 죽탕에 들어가있는 사람들처럼 보였다.
A 자신은 부자이고 귀하게 살아야되는  사람인데 B가 다 망쳤다는 일방적인 원망을 해대는  편협적인 시각도 이상했고.
부부가 별거상태인데   자녀가 곧 결혼하게 되자 혼자살 두려움이 A에게 밀려오는 듯 했다.   A의 비탄, 하소연, 걸러지지 않은 말, 행동에 지쳐 그 자녀는 결혼으로  해방감을 느끼는 듯한 말과 행동을 했다.
마음이 편치않으면 실수가 나오게 되어있는데 결국 A가 말실수를 하는 모습이 계속 보였고 그런 모습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A의 식구들에겐 마음의 평화가 없어보였다.
자녀가 결혼하면 우리집에 자주 놀러와야겠다고 했다.
데쟈뷰...
은퇴시 마치 물귀신이라 느껴질 정도로 심리적으로 힘들게 했던 M.
M에 대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A에게 말려들지는 않을거다.
3 년전에 도와주다 한달간 독감을 앓을 정도로 힘들었고 그 후에도 지속적으로 의존해서 조금 거리를 두었었는데...
완전 남남인데..
도와 줄 수 있으면 돕되 이용당하지는 않아야.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가난한 상황이 멀쩡한 사람을 비굴하게 만들 수 있고 돈과 권력을 쉽게  얻는 방법이 주위에 널려있다면  타협하면서 슬슬 발을 들여놓게 될거라고.
이권관계에 서로 얽히다보면 누구나 소위 타락하게 된다고.
그러니 흉볼 것 없이 그런 상황속에 연류되지 말자고.
돈, 권력이 사람을 무너뜨리기 참 쉬우니 조심하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