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족들 살아남기
며칠 전 M에게서 받은 문자-
"어디를 가도 ...나같은 늙은이가 없네
(일)을 그만 두어도 정기적으로 출퇴근해야지, 아니면 자폐(?)가 되겠어. 특히 나같은 사람은.
.....나도 00동으로가서 '가족공동체' 생활을 하던가..이러다간 혼자 독거사하거나 행불자되겠어
세상이 하도 험하니.."
중간중간 M에게 개인적인 내용은 생략했다.
문자를 받고 나서 충격이 왔었다.
그동안 그렇게 자신만만하게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던 사람이었는데...
자라온 과정을 보면 (개인에 대한 너무 적나라한 분석을 할 수없어서 간단히만)
학력에 대한 자부심, 나이가 들었음에도 자신의 미모가 남다르다는 생각을 놓지못하고
종교적임에도 불구하고 egotist.-말을 듣다보면 결국 모든 것이 자기에 대한 이야기이다.
균형잡히지 못한 틀을 가지고 있음에도 분석적이고 논리적이기 때문에 자신의 삶을 결국엔 합리화하면서도
현실에선 잘 적응하지 못하고 불안을 느끼는.
그런데도 강한 태도를 가져왔다. 남들이 보기엔 여린데도.
혼자 있을 땐 저런 상태였으면서도 청중이 있으면 강해보이는 말투와 태도.
돌아보면 몇 년전 자신이 한 말을 완전 뒤집는 상황-'은퇴 후 훌훌 떠나 이름 모를 공동체에서 살아가겠다'
오히려 잡으면서 걱정을 해주면 왜그러느냐는 식으로 ...
그러더니 2~3년 전부터 정신적으로 의지하고 속내를 표현하더니
이제는 가까이 살자고 한다.
나이듦에 대해 서글픔을 느꼈다
약해질 수 밖에 없는 건가 ...하고.
되도록 명랑하고 긍정적이고 가족을 돌본다는 마음으로 아직은 살아가는데
주위에서 나이든 사람들이 약해지면서 남에게 에너지를 받으려는 모습을 볼 때 슬펐었다.
어느날 나도 가족들에게 나를 돌봐달라는 날 것의 말을 해야하는 시기가 오나....해서
ㅡ그런데---
어제 tv에서 우연히 본 프로
명문대 법대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대기업 회장에게 시집갔던 사람이
고시를 게속 고집하다거듭 실패, 오만한 성격으로 이혼하고
한 명있던 친정엄마가 돌아가자 위자료와 유산으로 받은 돈을
사이비 무속인에게 사기 당하고 죽을 뻔한 이야기.
를 보곤
M이 '세상이 하도 험하니'라고 한 말의 의미를 이해할 것 같았고
자타공인 굉장히 종교적이라고 알고있던 M에게
결국 '자기보전'이 중심사라는 것을 알게되니
결국 이곳에 구름잡는 말을 쓰고 있는 내가 제일 바보족이 아닌가 싶다.
그래도 생긴대로 산다고
세파에 당하지 않고 잘 살아가게 해주는 것에 대해 감사한다.
완전바보가 되지않게 조심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