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치는 글에서 얻은 조언
일생을 편히 살아온 편이다.
이상하게 엉겨 마음고생 시키는 주변이 없었으니.
그런데 M의 문제는 정말 골치아픈 진행형이다.
냉정하게 내칠 수 없고 돌봐주어야 하는 사람인데다
주위에 아무도 없어(그녀는 내가 제일 가깝다고 여긴다).
그런데 외곬수의 집착이란 것이 참 무섭다.
매일 같이 어떤 형태로든 연락을 한다.
그런데 그녀의 글을 보면 상대방에 대한 배려나 관심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 무거운 독백을 남에게 보내는.
생기라곤 없는 고독과 외로움을 벗어나려고
병에 써서 띄어보낸 쪽지같은 무거운 말들.
미사여구에도 전혀 공감을 할 수 없는 것은
그냥 쓰여진 문자라서.
모든 글은 <나><나><나>이다.
끝없이 보내는 카톡에 두세번에 한번 정도 답을 해주는데
글이 오면 화가 나고 답답해지고 ...
카톡을 차단할 수도 있겠고
전화를 받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까지 대접하는 것은 아니다 싶어 받아주는데
결국 내가 감기에 걸려버렸다.
심리적으로 사람을 고문한다는 것이 이런거구나...
나 편하자고 같이 굴면 되겠지만 그건 아직은 아니지싶어.
하지만 점점 의존도가 심해지면서 옥죄어올거라고 H가 그랬다.
그런데 오늘 책을 읽다가 만난 한 줄.
'나의 불안이 남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끊임없이 노력하며
살아간다' 는 어느 심리학자의 말.
M은 자신의 불안을 나에게 쏟아붓고 있는건데
말려들지 말고, 그렇다고 쳐내기보다는 내성을 키우면서
상호간의 거리에 대한 감각을 그녀에게 천천히라도 인식시키기.
돌보지 않으면 그녀가 아주 불쌍한 상태로 되리라 알기 때문에.
만약 그녀가 변하지 않고 계속 스트레스를 준다면
그땐 나도 할 수 없이 손을 놓는 수 밖에...
삶의 inner circle에 속하지 못할 때가 참 무서운 상태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