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apan 2.
한 사람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여러 다른 이야기를 하는데에도 불구하고
결국 일맥상통하는 같은 내용( 가치관이랄 지)을 말하고 있다는데...
그것을 빨리 파악하면 그 사람에 대해 더 잘 이해하게 된다고.
새로운 것을 습득하고 경험을 넓혀도 결국 본질적인 면의 확장이란 뜻인 듯.
도시를 떠나 해발 1200m 산 속 온천 마을로 들어가서 사흘을 지나면서
일본인들에게 공통으로 입력된 사회적 코드를 조금은 읽게되었다고나.
그 마을에 들어서면 '스르륵 스르륵'이나 혹은 둔탁한 '쾅쾅' 소리를 듣게된다.
지붕에 쌓인 눈을 밀어 떨어뜨리는 소리, 통행에 방해되지 않게 얼은 눈을 깨는 소리.
화려하거나 요란함은 없어도 공동체는 깨끗하고 안전하게 유지되어져야 한다는.
영어를 하지 못해도 친절하게 최선을 다해 설명하면서 조용히 물건을 판다.
삶에 지쳐 멍하게 눈빛이 흐리거나 지친 모습은 거의 보지 못했다.
며칠 간 그 마을을 구석구석 다니며 딱 2명 발견-사케 상점의 엄청 무표정한 직원-
원래 성격이 그렇고 아마 은둔형인데 어쩌다 가게에 앉아있게 된 경우인 듯.
그리고 늘어놓은 자잘구레한 약품에 비해 그냥 반창고나 사가는 손님들에게
내민 약에 돈만 받으면 되는 약방주인의 무료함에 의한 무표정의 경우.
별로 뛰어나지 않은 지역 미술가의 작품을 파는 미술관 입장료가 아깝던 차에
아무도 관심을 주지않을 작은 크랙커 크기의 유리구멍-벽에 몇 개 만들어 놓은-을 통해 내다 본 풍경.
요란하게 눈길을 끌 의도도 없이 그래도 누군가는 봐주길 바란 혼자만의 작업인 듯도 싶다.
반듯하게 닦여진 길을 벗어난 곳- 들어가지 말라는 안내문에 답하듯 발자국 하나 없는-
오른 쪽 가장자리에 아주 조끔 보이는 연못의 얼지않은 에머랄드 색이 너무 예뻐서
들어가보는데 갑자기 왼쪽 발 전부가 허리 깊이까지 다 빠졌다.
그래! 일본에선 하지말라는 것은 하지않으면 사고는 일어나지 않아.
가까이 가보고 싶은 아름다운 장면 주위가 위험하면
안전하게 잘 치워놓는다. 사고가 나지 않도록.
작고 조용한 마을이지만
과거엔 유명했던 50년 역사를 가진 요리집이었던 여관은
몇 명의 세프가 번갈아 저녁식사 땐 하고싶은 이야기를 코스로 풀어낸다.
음식을 들여다보면 세프가 표현하고 싶어하는 줄거리가 있는데
혼자만의 세계에 깊히 빠져 몰두하는 일본인의 모습이 거기에서도 보이는 듯.
즐겁게 먹어주자 너무나 좋아하면서 suprise 음식까지 더 만들어주는.
결국
지진, 쯔나미가 나든말든, 정형화된 사회 속에서 통일된 norm을 요구하든 말든
그리하여 어떤 매트릭스에 갇힌 느낌이든 말든
자기가 하고 싶은 작은 일이라도 성실하게 하면서 살아가는게 일본인의 한 모습이 아닌가. . .
하고 책에 의한 지식없이 그냥 며칠스쳐지나가는 여행객의 느낌으로 정리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