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 작은 생각들

능동적 or 수동적 시간

opento 2017. 4. 12. 22:48

사고를 당한지 6일째 되는 밤.

왼손으로 쓰고 있고, 힘이 들어 얼마나 제대로

생각을 써낼 지 모르지만 일단 시작.

초록불, 횡단보도 건너는데 갑자기 들이친 차.

차를 의식치 못하고 먼저 충격을 느꼈기 때문에

몸이 덜 경직되어 날라가 선행공포를 느끼지 못했지만

같이 가다 피한 남편은 그 장면이 자꾸 replay되면서 트라우마.

손목뼈 두군데 부러지고 8군데 조각.


첫 이틀은 장애가능성 등에 심란했지만 시간이 걸리더라도

천천히 회복될 듯.


하루를 4인실에서 지내고 견디지 못해 1인실로.

낯선이들과 꼬박 24시간을 지낸다는 것은 엄청난 스트레스 상황.

밤새 코고는 이, 한없이 왔다갔다 방안을 서성이는 이,

새벽 5시부터 김치를 꺼내놓고 뭔가를 먹는 이.

그냥 틀어져있는 개별 TV들.

와...


1인실로 와서도식구들과 친척, 병문안 온 지인들과의

사고에 대한 끊임없는 이야기들이 반복,반복.


낯선 상황  적응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불면,

찾기 힘든 혈관들이 터지고,

엄청난 투약과 움직이지 못해 일어나는 변비.

입원하고 살아남으려면 평소에 기본 체력, 건강관리를 철저히

해야되는 것을 덕분에 확실히 알게되었다고나.


어찌어찌 상황들이 호전되어 이제는 조용히 혼자있을 수 있는 순간이 와서 병동도 돌아다니며 운동하고 서서 TV영화보며 눕는 시간을 줄이려 노력.

머리도 돌려야지  하고  책상에 앉아 공부를 하고보니

겨우 1시간 반.


잡담하고 TV보는 수동적 시간은 훌쩍 잘 가는데

혼자 공부해보는 능동적 시간은 참  메꾸기 힘드네.


사고로 6일을 잊어버렸지만

건강,입원시 일어날 일들을 깨우쳤고

간병한다고 모인 가족, 친척들이 덕분에 한 자리에 모이고.


이제 흝어진 정신을 모으고 다시 move 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