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to 2017. 10. 9. 23:54

열흘에 달하는 휴가가 오늘 끝난다.

전반부는 추석 제사로 보내고ㅡ
집안 청소, 오는 식구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을 늘이기 위해 10가지 음식을 미리 준비. 제사장도 봐두고,  재빨리 일을 끝낼 수 있도록 준비를 해놓으니, 온식구들이 반나절만에 일 끝.

그리곤 영화가고, 선물도 사주고.
오전에 제사 끝내곤 멀리 바닷가에 가서 모래사장에서 쉬고.  미리 준비한 음식에 제사음식까지 더해지니 그 나머지 날엔 꺼내 먹으면서 같이, 또는 각자 쉬기.

다 돌아간 후 남편과 2박3일 국내 여행.
좀 건방져 보일 수 있겠지만 '여행'하면 외국으로 다녀온지라 강릉 경포대, 오죽헌ㅡ양양 쏠비치,하조대ㅡ설악산 흔들바위, 울산바위, 낙산사,속초 아바이 마을(처음가본)는 근20년간 가보지 않았고, 많이 변한 것은 알겠는데
'여행'이란생각이 들지않고 그냥 여기저기 별 감흥없이 걸어다닌다는 느낌.
왜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아마 어디가도 비슷비슷하고 뭔가 감동을 받지못해서..?

사람들이 이번 연휴에 외국으로 엄청 나갔다는데 이해가 가긴한다.

그런데 외국도 많이 나가고 나면 흥미가 떨어질 듯. 다른 문물이란게 오랜 세월 다른 지역인들이 쌓아놓은 건데 경험하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않고 사람살아가는 공통의 모습들이 겹치면서 그리 새로울 것도 없다는.
젊어 질풍노도의 시기, 불안의 시기 등엔 모든 것이 물음표이지만 인생의 어느 시기에 달하면 지나가는 시간들이 어렴풋한 꿈같이 여겨질 수도..있을 듯.

시간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경험의 문제 일수도 있는 것이 ㅡ좋은 대학 경영학과를 나와 주식, 선물 등으로 용돈을 번다는 독신의 40대는 하루 몇백,몇 천을 벌 때도 있다면서 고급 레스트랑과 해외 여행도 그야말로 럭셔리하게 하는데 저변에 깔린 고독, 허무, '버티며 살아나감'이 느껴진다.젊은 시절엔 많은 돈을 벌고 경제적 독립을 한 것에 대해 기뻐했을 것 같은데 이젠 그것에 의해 큰 기쁨을 느끼지는 못하는 
듯 하다.
어찌보면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희노애락의 한계가 있는 듯.

의미를 두지 않은 여행으로 마음이 쓸데없이 과잉의 유랑을 하지않도록
조용한 주변을 산책하면서  마음 쉬게할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