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 작은 생각들

돌이켜보면 다 애잔한

opento 2018. 1. 5. 12:40

B형 독감으로 판정. 약은 계속 토해서 할 수없이 주사로. 한번만 맞으면 되고 효과가 5배이상 이라고.
평소 비타민조차도 거의 먹지 않을 정도로 약을 사용하지 않는데 의사왈 병과 싸울 생각하지 말고 약이 필요할 땐 쓰라고.자신도 약 먹는거 아주 싫어하지만 버티다 큰병이 난다고.

피곤을 느끼고 잠을 못자는 밤에 수면제를 먹을까 생각했으나 새해 1월1일부터 약에 의존하기 싫었는데, 피로에 스트레스에 불면이 더해져 꽝 터진 것.

어제부턴 열이 내려 일단 집안청소를 남편과 같이 했다. 평소엔 진공청소기에 하얀 먼지들이 모이는데 이번엔 까만 색.
손님 맞이 이불들도 전부 빨다보니 20개는 족히 되는 듯.

깨끗해진 집안에서 음악 틀어놓고 매트 깔고 가벼운 운동하니 원상태로 돌아가는 듯.  같이 어울려 돌아갈 땐 힘들었지만 일단 그들에게 도움이 되었고ㅡ다들 얼굴색들이 좋아졌다.쉬고 잘 먹고 즐거운 시간들 가져서.ㅡ가족이란게 '지지고 볶으며'  살아가는거니 이제 현명하게  스트레스를 줄이며 지내는 방법을 찾으면 되는 듯.

나이들어 외로운 세대도 불쌍하고, 사회에 기반을 잡아야하고  육아하면서 애쓰는 젊은 세대도 짠하고, 부모 믿고 무럭무럭 크지만 아프기도 한 어린세대도 애잔하다.
마지막까지 같이 지내면서 아픈 모습을 본 M이 기운도 없는데 자기까지 신경쓰느라 그런가보다 라고 카톡 보내온 거 보니 그또한 불쌍하고.

신문기사에 보니  애가 셋인 젊은 부부가 남편은 PC방  가있고, 술 취한 아내가  담배불을 잘못 이불에 꺼 아이들 셋이 전부 죽는 사태. 그 상황  되도록 그 부부가 겪었을 경제적, 심리적 고통도 대단했을거다.  어린 것들이 할아버지한테 배고프다고 했다던데 얼마나 가슴아프고 불쌍한 지...그렇다고 저런 비극이 일어나고 아이들이 죽게되는 걸 보면 세상은 참 무섭기도 한 곳이다.

새해에는 가난하고 불쌍한 사람들을 도와주는 시스템이 더 잘 갖추어졌으면 바래본다.

병치례로 새해를 시작했지만, 한 해를 살아나가는 교훈을 미리 준거라 생각하고 감사히, 겸허히, 그리고 잘 돌보면서 살아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