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 작은 생각들
어느 부자의 양말 속
opento
2018. 4. 11. 12:24
돈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나 더하면,
오래 전 친정에 부동산 거래가 있었을 때 일.
매수자가 중개인과 같이 집으로 잔금을 치루러 왔는데 갑자기 양말을 내리더니 그속에서 수표를 꺼냈다. 그 당시로 큰 금액이라 할 수 있는.
츄레닝을 입고 있어 보기엔 도저히 부자같지 않고, 자기 말로는 차려입어야 할 경우엔 성장을 한다고 했지만 그래도 부티는 나지않는.
허름한 옷을 입고 양말 속에 수표를 넣고, 지하철을 타고 오면서 온 신경이 양말 속에만 가있었다면서 누가 자기가 이렇게 양말 속에 수표를 넣고있다고 상상이나 하겠냐고.
피난 나와 온갖 고생하면서 돈만 생기면 땅,건물에 투자.세월이 흐르고보니 자신도 재산이 얼마인지 정확히 견적이 나오지않는 재산가가 되어있더라고.
자식들은 뛰어나게 공부를 잘하지는 못했어도 건물들을 증여받아 자리잡고 있다고.
그 당시 어린 나를 쳐다보며 미래를 크게 걱정할거 없다면서 이상하고 난데없는 짓만 하지않고 착실히 살다보면 먹고살 만큼은 된다고.
계약서를 쓸 때 중개인에게 거의 반말로 부하 다루듯 했고, 임금님 앞인 듯 네 네 거리며 넙죽 엎드려 서류를 써내려가던 중개인. 우습게도 그들 얼굴은 전혀 떠오르지 않고 양말 속에서 나오던 수표와 바닥을 설설 기던 중개인의 몸짓만 기억난다.
그리고 딴짓않고 열심히 살면 나중에 먹고살만하게 된다는 말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