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to 2018. 5. 16. 08:22

필라델피아   새벽 6시 30분  출발 기차를 타고  워싱톤DC를 하루 다녀왔다.
학교 교실에서 유럽의 역사를 배운 것과 이후 유럽을  실제 여행했을 때 엄청 다르게 다가왔던 경험을 이번에도 느꼈다.
'워싱톤은 흑인 천지고, 밤이면 도시가 텅비고, 얍삽한 변호사들만 가득한 도시'라고 들었기 때문에 더럽고 컴컴한 곳인 줄 알았다. 하지만  흑인천지도 아니고 더럽거나 컴컴하지 않았다.밤이면 주거지인 메릴랜드나 버지니아로  돌아가는 것은 맞지만.
 차로 돌아다닌다면 그리 크진않지만 중앙역인 Union Station에서 내려 Capitol Hall, White House,Memorial Monument, 링컨기념관, 중간에 스미소니언 자연사박물관까지 도보로 걸어다녔기 때문에 기분상 크게 느껴졌고, 고도제한으로 건물이 낮은 대신 옆으로 커서 웅장한 멋이 있었다. 하지만 보통 사람들의 일상과 섞여  돌아가는  것은  아닌 행정용 도시라 기능적  도시라는 느낌.
그래서인지 관료와 평민들 사이에 섞일 수 없는 괴리감을 느꼈다.
견학온 학생들, 관광객등이 엄청 많은데
경찰이나  경비원들의 고압적이고 명령하는 태도는 일반인들이 위압감을 느낄 정도. 마치 조지오웰의 동물농장의 귄력층과 이리저리 몰리는 동물 느낌ㅡ뭘 그렇게까지 과장하느냐고 하겠지만ㅡ
나중에 들으니  오늘 트럼프가 경찰 관련 연설을 한다고 움직였다는데 일방적인 도로차단( 설명 따위는 없고 굳은 얼굴로 총을 들고 접근하면 언제든 발포가 가능하다는 자세의 삼엄한 경비, 모르고 진입하려는 일반인들에게 가해지는 퉁명하고 고압적인 소리들, 긴 호위 차량을 보고있자니 오히려 정치인들이 제한된 공간과 세계에서  살아가는 듯 느껴지고, 트럼프가 자신이 황제가 된 듯한 착각을 가질 수도 있겠구나 생각되며 숨이 막혔다. 미국이 민주주의 국가라지만  촘촘히 짜인 사회적인 법률망에서 운신의 폭이 적을 수도 있지않을까 생각.
파란 불인데도 곳곳이 은근히 밀어부치는 차량(  priority 표시를  붙인  것도 눈에 띠고 관공서 차량도)을 보면서 관료들이 일반인을 하찮게 보는 태도가 몸에 배었나 ~나름 엉터리 분석도 해봤다.
안하무인 트럼프 태도가 은근  솔직한 미국인들의 모습이 아닐까도 생각해보고.
한번 다녀올 곳이지 살고 싶은 곳은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