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 작은 생각들
꽃양배추가 된 '강이'
opento
2018. 9. 18. 09:22
강변에서 만나는 고양이의 이름을 '강이'라 부르기로.
강에서 만났고 고양이니까.
매일 저녁 정기적으로 가면 혼자 먹이를 구할 능력을 아예 상실할까바, 그리고 지방에 있는 집에 있을 때만 돌 볼 수 있으니 주로 서울에서 지낼 때를 생각해서 강이가 규칙적으로 내가 오지않을 수도 있다는 경우도 대비해야.(지방집에 있는 이에게 내 부재시 대신 먹이를 주라고 부탁은 해두었지만.)
어제 사료를 들고 강가에 가니 초입에 뭔가 눈에 들어오긴 하는데 강이가 나타나던 자리가 아니어서 긴가민가.
혹시나 해서 보니 마치 꽃양배추처럼 옹그리고 앉아있다가 나를 보더니 막 달려왔다. 마치 강아지처럼.
강이는 내가 차를 세우는 지점에 점점 가깝게 자리를 잡고 있는데 기다리고 있었던건지...
바싹 마른 몸이 참 애처로운데 먹으며 부비며...
지나가던 가족들이 '고양이 밥 먹는구나~아까 울면서 따라오기에 한참 같이 놀았는데..사람이 키우던 고양이인것 같아요." 했다.
그 아주머니를 나로 알고 쫒아간 건 아닌지 뜨끔.
다 먹기 전에 일어나 떠나오는데 계속 먹이를 먹고 있어 다행.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운동도 하고 공기도 마시고 강변을 산책하는 사람들과도 친해져서 먹이도 얻어먹고, 그러다 시골집 마당에서 길러줄 누군가를 만나면 좋겠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