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 작은 생각들
시간이 흘러 자기가 깨달아야..?
opento
2018. 12. 9. 01:19
의지하려하고 주로 받기만 하던 그녀가 요즘 집에 올 땐 뭔가 싸가지고 온다.
돈도 잘 쓰지 않고 자기 위주의 삶이었는데...좀 변했다.
좁은 세상에서 살다 속세에 얽히니 처음에는 사람들과 이리저리 부딪히는 모습이 많이 보였고 아직도 그런 경향이 강하지만, 결국 주거니 받거니 감싸가며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는 걸 느낀 것 같다.
그런데 뭔가 챙겨 가져오는 그 모습이 짠하고 안됐다. 많이 외롭구나 싶고.
무조건 기대려 할 땐 힘겨웠는데, 알맞은 거리를 지키면서 다가오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아프다.
정신적으로 건강하다고 그녀가 나에게 말하지만, 주위에 가족이 있어 정서적 안정감을 가진 것 뿐. 만약 내가 그녀처럼 혼자라면 더 약하고 무너졌을지도.
그녀가 삶을 더 직면하고 살아가고 있는 지도.
그녀와 같이 떠올리게 되는 그.ㅡ
급하고 공격적이고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는 그가 은퇴 후 변하는 모습도 보게 되는데ㅡ자기 마음대로 휘둘렀던 아래 사람들이나, 친하게 이야기 할 사람도 없어 심리적으로 많이 흔들리는 모습이 느껴진다. 구부정한 어깨, 거북목처럼 내밀고 숙인 고개, 항상 주머니에 넣은 손. 후루룩 소리나게 차를 마시곤 '스으~ㅂ' 소리를 내고 찻잔을 '탁' 내려놓는 그런 행동이 다른 일상에서도 전반적으로 배어있다.ㅡ품위있는 노년을 위한 몸가짐을 지니지않고 자기 편한대로 살아온 결과.
그가 나이듦에 잘 적응할 지, 막 늙어갈 지는 역시 시간이 지나가면서 자신이 선택해 나갈거다.
주위의 잔소리는 거의 영향을 주지못할 듯.
나이들면 여러 면에서 ㅡ학식, 미모 등ㅡ평준화된다는 말이 있지만 그렇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