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 작은 생각들
해봐야 깨닫는다
opento
2019. 8. 6. 00:19
아이들이 어렸을 때 동네에서 아이들이나 어른들이 주로 모이는 집이 있었다. 자녀가 3명이면서 시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집인데 항상 사람들이 오고가는 집.
다른 집들은 아이들이 학교에 가면 청소하고 장봐서 저녁식사 준비를 깔끔히 하곤 쉬거나 그집으로 마실가곤 했는데 그 집은 집도 치우지 못하고 쩔쩔 매면서도 오는 사람 싫어하지도 않는 ,시골스런 편안함이 있었다. 아이 셋이 주위 사람들의 자녀보다 공부를 잘하지는 못했는데 첫째 아들은 시행착오를 거쳐 시간이 많이 걸리기는 했으나 변호사, 둘째는 지방대학도 위태위태한 점수였으나 S대 주최 경시대회 동상을 받아(비인기학과라 지원자가 없긴 하지만) S대로, 셋째는 서류전형으로 역시 S대 비인기학과에 갔다가 로스쿨로. 배우자들도 잘 만나고.
한 엄마는 정리정돈한 자기 집에서 첫째 딸 바이올린 연습을 시키느라 매번 둘째 딸을 그 집으로 보내고 결국 줄리아드에 보냈지만 엄마 정신 상태가 편하진 않는 등, 대부분 give & take 보다는 그집으로 약삭빠르게 놀러보내곤 했는데 나의 경우도 보내는 편이었다. 사람들 생각엔 그집엔 어차피 아이 숫자도 많고 어른도 있으시니 열려있고 느슨(?)하다 여겨졌다고나.
그 집 엄마는 현명한 말은 하는데 실행력이나 조직, 기획력 등이 떨어지고 모임에 늦거나 주위의 똘똘한 엄마들에 비해 항상 뒤쳐진다고 여겨졌는데 세월이 흐르고 보니 자녀들도 자리를 잘 잡고 그녀도 무난하게 잘 살고 있다.
아이들의 대학과 성공에 완전 촛점을 맞추어 엄마들의 사생활은 물론 아이들 시간도 엄청 콘트롤 해서 겉보기엔 성공했으나 '어린 시절 누려야했던 관계'의 단절의 휴유증을 그 후 부모ㅡ자식 관계나 대인관계에서 엄청 겪으며 한동안 힘든 시간이 필요했던 집도 많았다.
힘이 들고 신경이 쓰이지만 집안 모임을 위한 중심 역할을 하기로 한 것은 모임을 통해 직접 만나는 장에서 구성원들간에 서로 느끼고 깨치는 지혜가 많아져서이다. 책이나 생각으론 알 수없는.
일년에 몇번이지만 하다보니 순기능이 점점 더 많아지는 듯하다. 모임을 위해 각자 알아서 맡을 수 있는 부분을 찾아내 부담은 조금씩이나마 덜어주고 있고.
힘들어서 뒤로 흉보거나 불만이 쌓이기 보다는 이해하고 화합하는 계기가 되며, 서로서로 잘 이끌어 가면 긍정적이며 살아있는 교육의 장이 되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