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 작은 생각들

헤밍웨이 인 하바나

opento 2019. 8. 10. 06:54

미국과 포르투칼을 다녀온 후, 그리고  열대야를 겪으면서 새벽까지 깨어있는 경우가 계속 되고있다. 잠이 오지않기에 무료 영화로  <헤밍웨이 인 하바나>  를 보다보니 새벽 5시 25분.
피곤하지는 않지만 내일 낮에 컨디션이  가라앉는 상태가  몇 시간 지속될 것이다.
숙면을 위해선 컴퓨터나 휴대폰을 들여다 보지 말라했는데...
평점이 8점대라 기대가 없었지만, 그래서 중간에 그만 볼까도 잠깐 생각했지만 끝까지 보길 잘했다.
대강 피상적으로 스치듯 수업 시간에 듣고, 그의  작품을 제법 많이 읽었고 권총 자살을 했다는 사실도 알았지만 제일 좋아하는 작가 중 하나라든지  새기고 있는 책의 구절이 있는 작가는 아니었다. 재미 위주로 읽고 스쳐지나 보낸 것.
제작자의 의도에 따라  굴절되고 포장되는 면이 있겠지만 그런 여지를 감안하고 봐도 나름 헤밍웨이에 대한 이해를 나에게 높혀줬고, 열심히 살았고 더이상 자신에게 나아질 게 없다고 여겨 자살에 이르는 과정이 이해됐다. 실제 장소나 사건을 따라가며 기술하다보니 깊은 내면을 울리는 연기까지 끌어내기에는  아쉽거나 산만한 면이 있었지만 그 부분까지 묘사해 내기엔 다뤄야할 부분이 많아지니 선택을 한 것 같다. 헤밍웨이에 대해 전혀 모른던 부분을 오히려 사건의 서술적 전개방식 때문에 나에겐 공부가 된 셈이다. 어린 시절 시험공부로, 여가시간 보내기로 대강 읽고 피상적으로 여기던 많은 작품들과 작가들을 다시 돌아봐야겠다고 느끼게 해주었다.
전혜린과 제목만 알고있는 그녀의 저서 <그리곤 아무 말도 하지않았다>를 어쩌다 떠올리며 책  속에서  그녀의 자살의 이유를 찾아볼 수 있을까  생각하곤 했는데 '자아'를 치열하게 들여다 본 천재들은 에너지를 쏟아부은 후엔 세상이 살기에 재미없는 곳이 되나?
실없어 보이는 소리를 하며 춤추며 웃는 사람들이 바보여서가 아니라 자아의 심연을 들여다보는 것이 판도라  상자를 여는 행위라 인생을  살살 건드리지고 살아가기로 선택한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