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nto 2019. 9. 26. 05:57

저녁에 손님들이 올 예정이라 집안정리를 해야되는데 다른 일 하다보면 피곤해지고 막판에 해도 되는 일이라 미루다보니 결국 새벽 3시부터 일어나 정리 중이다.
제사나 손님맞이의  긍정적인 면은 집안정리 및 청소를 한바탕하는 계기가 된다는 점.
평소 정리정돈을 잘하는  편인데 추석 후의 피로를 제대로 풀지 못하고 연이어 집안에 생일이 있었고 그외 일로 매일 엮이다보니 얼른 보기엔 깨끗하지만 잘 들여다보면 느슨한 곳곳이 보이기 시작.
드레스룸부터 정리 시작하는데 올여름 지나며 새로 생긴 옷들이 꽤 되고 잘못 구입한 실패작들도 몇벌 되는 걸 보고 미니멀하게, 오래 잘 입을 옷을 사겠다는 마음이 흝뜨려져 있었구나 반성하며 허무함도 느끼는 중. 작년에 옷정리를 하며 나름 솎아내며 앞으로 필요없는 옷이 집에 있지않게 하겠다~마음  먹었었는데 말이다.
가방, 스카프,액세서리, 다림질거리나  손빨래, 드라이 보낼 옷들도 정리 ㅡ손님이 드레스룸까지 들여다보진 않지만 간만에 완전청소하고 싶어서.
생활의 때가 끼지못하게 하려고.
일상의 때는 내리치는 비처럼 치워도 치워도 계속 밀려든다. 소홀히하면 스리슬쩍 자리잡고 집을 늙어가게 만들면서.
깨끗히 치우면 그래도 마음까지 개운해지고 '때놈이'한테 이긴 기분.
잠깐 쉬려 사과를 꺼내 물끄러미 보다가 보통 때하던 돌려깍기가 아닌,  세로로, ㅡ그러니까 위에서 아래로ㅡ 4조각나게 슬라이스했다. 그랬더니 귀찮은 씨앗이나 가운데 부분은 한 조각에만 들어가고 나머지 조각들은 껍질 벗겨 편하게 먹을 수 있어 나름 신선.
구태의연하게 살아온 방식을 자꾸 바꿔보는 연습을 해야겠다고 작은 사과한테 배웠다.
여름이 가지않고 째글째글 까불고 있어도
가을이 왔음 느낀다. 반복적인 일상도 잘 처리하면서 새로이 마주치는 많은 것들을 잘 해나가자고 다지며 집이나 마음  둘 다 가을맞이 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