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 작은 생각들

도움이 배움으로

opento 2019. 10. 6. 17:55

CH가 가지고 있는 돈의 규모에 맞는 집을 구하기 위해 한달에 걸쳐 같이 다니고 있다. 절박한 상태이지만 다행히 그녀가 추진력을 지녀 일단 가능한 지역을 인터넷으로 찾아 이야기 나눈 후  그녀가 먼저 답사하고(초기엔 처음부터 같이 다니다 ) 범위를 줄인  후 같이 확인하며 움직이는데 그래도 그간 6번을 만나 움직였다.
그녀가 집을 구할 때까지 돕고있다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보니 나에게도 엄청 도움이 되고있음을 알게됐다.
나의 경우  거주를  위한 집이 아니면 부동산에 크게 시간을 할애하지 않는다. 게을러서 현장을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하지 않거니와 광범위한 부동산 시장을 쫒아다니는 것도 버겁고. 움직이지않고 책을 보는게 마음편한지라 부동산 강의 등을 들으러 다니거나 카페활동하는 것도 인내심이 없고.
그런데  한달 넘게 그녀와 같이 다니다보니 서울의 서쪽 2군데, 동쪽 1군데, 강남 근처,분당, 그리고 강북의 중심까지 가보는 계기가 되었고(임장이라고 하나? 어쨌든 혼자서는 절대 안다님) 그중 세 군데는  생전 처음 가본 곳. 친구따라 강남가듯 뭍어서 갔다. 이론적으로 희미하게 아는 나를 의지하여 장님한테 길안내 맡기 듯 내가 경험이 조금 더 있고, 의지가 되니 같이 움직인 것인데 이제 조금만 있으면 결과를 낼 수 있을 듯.
그간 그녀의 눈높이도 현실의 자기 처지에 맞게 내려왔고.
나 사는 동네, 다니는 곳, 가본 지역 위주의
좁은 지역경험이 이번에 많이 넓어졌고, 방문한 중개소에서 들려주는 여러 이야기가 세상 돌아가는  모습을 깨닫게 해주고. 그녀의 사정을 간접적으로 보면서 자산관리의 위험성, 중요성을 새삼 생각하게 됐다.
현재의 나의 상태도 자칫하면 얼마든 지 위험한 지뢰를 만날 수 있다는.
유튜브에서 경제관련,  점점 유의미하고 질좋은  강의도 만나게되고 얼마 전부터 독서방법도 깊이있게 바꾸며 시야를 재조정하니 이전보다 조금이라도 넓어진 시각이 확보됨을 느낀다.
남을 돕는다고 생각했는데 나에게도 도움으로 돌아와서 나름 뿌듯, 신기하다.
요즘엔 만원을 아낀다는 그녀.어제, 그녀 딸 포함 셋이 같이 집보러 다니다 점심 때가 되어 간단하게라도 점심 사겠다는 걸 집에 데려와 식사. 딸이 밥을 두 그릇 넘게 먹자 그녀가 놀랐다. 그간 제대로 챙겨주지 못했다고.
그러더니 오늘 낮에 불고기감, 구이용 고기를 사서 집으로 왔다. 바라고  같이 도와준 것은 아니지만 그녀가 일방적으로 도움 받으며 이용하려는 마음이 아니여서 어려운 상황에서도 예의와 자존심을 지키는 모습이 좋았다.
아주 작은 집이겠지만 그녀의 보금자리가 마련되어 아침마다 공황장애가 올 것 같이 느껴진다는 그녀에게 평화와 안정이 오는 시간이 거의 다달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