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 작은 생각들

뒤늦은 깨달음

opento 2019. 11. 13. 23:57

요즘엔 한글 버전이 조금 바뀌긴 했지만
오래 전 캐톨릭 주의 기도는 이랬다.

'우리에게 잘못한 이를 우리가 용서하듯이 우리 죄를 용서하시고...'
조건부로 기도하는 느낌이 들었지만  깊이
생각하지 않고 기계적으로 읊조렸었다.
나한테 잘못한 이를  용서할 마음이 나지않는데 내 용서를 구하자니 내키지 않아도 용서 먼저 해야되나..?
용서했으니 이제 나의 죄를 용서해달라고 요구?
그렇게 순순히 용서가 되는 상황이 아니여요~  곧바로  감당되지 않는 상황이 반복, 반복. 쳇바퀴 돌 듯, 용서는 1회용 반창고 붙이듯.

그런데 이제  시간이 흘러 돌아보니 인간 누구나 가지기 마련인 '약함' , '어리석음'으로 서로서로 상처를 줄 수 밖에 없었고, 그 상처는 바이러스처럼 몸에 들어와  여전히 아픈 상태에서  나 자신도 모르게 다른 이들도 해쳤음을 알게됐다.
받은 상처는 이제 거의 아물었고 용서라기 보다는 '이해'하고 잊기로 했지만  내가 준 상처의 크기에 대해선 속죄하기로 했다. 열린 마음과 따뜻한 눈길로.
올해 유명해진 30대의 트롯트 가수가 노래도 잘 하지만  꾸미지않은 솔직한 모습을  보여 나의 30대와는  비교도 안 될, 심지어 지금의 내 나이때 보다 더  현명한 사람으로 여겨지는데, 그녀가 지나가는 말로 "내 자신이 먼저 좋은 사람이 되어야 다른 좋은 사람이  다가온다고 생각하고 좋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한다."고.
와... 간단한데에도 몸에 지니기 쉽지않은 진리이다.
이제 겨우 내 상처를 들여다 봤고, 나로 인해  상처받은 이들에게 참으로 미안함을 느끼는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