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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모르는 강아지
opento
2020. 1. 7. 21:44
강아지샵을 지날 때 문득 해본 생각.
내가 시간날 때 가서 들여다보고 돌아온다는.
산책, 목욕, 놀아주지 않아도 되고 여행시 누구에게 맡겨야하는 번거로움도 없고.
겨우 낯을 익힐 즈음 누군가가 사가고 새로운 강아지가 들어오면 나도 심드렁해져서 어느 날 가게를 들여다보지 않겠지...
강아지나 고양이를 좋아하지만 책임진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므로 해본 엉뚱한 상상.
언젠가 아들이 한달 간 맡기면서 신경쓸 항목을 건네 주었을 때 지침에 따라 얼마나 지성으로 돌보았는지 털에서 윤기가 자르르 흐르고 기가 살아 방방 뛰던.
키운다면 시간과 공을 많이 들일 걸 알기 때문에, 단순히 동물이 아니라 교감이 오고가는 섬세한 관계가 형성된다는 걸 알기 때문에 들이지 못한다.
인간 관계에서도 내가 도움받기 보다는 돌 볼 사람이 아직은 많다는 ㅡ그렇지않으면 정신적으로 늙은거란ㅡ난데없는 책임감을 가지고 있어 강아지를 돌봐도 그런 식일거고, 편안히 흐르는 관계가 아니라 뭔가 통제, 책임이 앞서는 분위기가 있지않을까 싶어...
그냥 없던 생각으로 스윽 지워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