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으로 행복 더하기
무사히 구정제사는 지냈고 내일저녁 기제사가 있어 그 사이엔 달리 어디론가 긴 여행을 떠날 수는 없다.
아침 구정제사를 지내고 11시 즈음 친지들이 돌아간 후 조용히 뒹굴뒹굴 누워 쉴 수 있었으나 부산나들이를 했다.
가봐야 별 거 없고 ... 그런 생각을 떨쳐내고 움직임이나 장면의 변화도 필요하다 싶어.
운전을 맡은 남편은 나름 피곤했는지 목 뒤를 계속 만져 걱정이 되고 불안해 휴게실에서 커피를 마시며 쉬니 다시 각성. 자연적으로 쉬어서가 아니라 커피의 도움으로 깨어나니 미안하기도 했다.
시골집에서 1시간 반 걸려 도착한 기장 아닌티 코브.
이곳도 추억이 쌓여있는 곳인데...힐튼 호텔 쪽 10층 라운지에서 아이스크림과 딸기 주스를 마시며 잠시 바다를 내려다보며 쉬었다. 구정제사를 지내고 나와 그런 지 차림새들이 꾸질꾸질(?)하고 서울과는 조금은 다른 편안하고 솔직한 생활 속 분위기.
나는 요즘 core를 보는 훈련을 시작했다고 했지...
거품을 벗겨낸 속 모습.
가족끼리 ㅡ부부에 어린 아이, 거의 ㄷ자가 된 노인이 섞인 가족들, 젊은 연인들ㅡ움직이는 모습이 부럽지가 않다.
그 결속의 연결고리가 그렇게 탄탄하고 진실된 것은 아니라는.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진심을 다해 대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고 있다. 관계의 순간에서 허식을 들어내고 진심으로 바라보고 대하는.
우리 부부는 비록 남아있는 부분이 아주 작아지더라도 가식, 허상을 걷어낸 core를 보고 생각하며 대처하는 훈련을 하고있다. 그리하여 독립된 개체들이 잘 살아 나가고 우리도 훨훨 떠나보내며 마음을 비우면서도 평화롭게 지낼 수 있게.
투숙객에게만 허용되는 사우나라 하지 못하고 집에 돌아와 뜨거운 목욕을 하며 다시금 느꼈다. 호텔의 따뜻한 물이나 집의 따뜻한 물이 주는 느낌이 결국엔 같을 수 있구나ㅡcore를 보는 훈련의 또 하나의 예.
푹 자고 일어나 와인을 마시고 기분 좋은 취함을 느끼고 있다. 샤또 Laroze 2007년 산ㅡ와인셀라에서 꺼내
보니 보관상태가 아주 좋아 소소한 행복을 즐기는 중. ㅡMerlot 80%,, Cabernet Franc 15%,Cabernet Sauvignon 5%라 치즈나 다른 곁들이 없이도 마실 수 있는 산뜻함이 있다. 마음이 쉴 수 있도록 이렇게 풀어주는 시간도 좋다.그리곤 어제부터 보기 시작한 <10대 사건으로 보는 제2차 세계대전>을 연이어 보고있는데 영화나 연속극보다 더 흥미를 느끼며 빠져들고 있다. 교과서에서 추상적으로 들은 역사의 현장을 생생하게 들여다보고 있다.
마음을 써준 이들로 부터 감사하다거나 좋은 새해를 기원해주는 인사가 카톡으로 날아들고 있다. 그 정도면 나름 진심으로 사람을 대하려고 노력했구나 생각하며 올해도 진실되게 잘 살아가야지. 하고 마음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