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 작은 생각들
무난하게 하지만 '잘' 살아진다.
opento
2020. 2. 1. 12:37
새로 이사온 윗집에서 들려오는 피아노 소리 때문에 초반엔 신경이 많이 쓰였었다.
다행인 지 하루 몇번, 한번에 1시간 정도를 넘기진않았고 땡땡땡 아주 초보는 아니지만 그래도 듣기싫은 건 마찬가지.
독서나, 일할 때 음악을 틀지않고 조용한 상태로 집중하고, 보고싶은 프로그램이 다를 경우 각자 방에서 TV시청 할 정도로 조용하게 살아가는데 윗집 피아노 소리는 무단침입 불청객.
어느 날부터 피아노 소리가 들려오면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유튜브로 틀어놓았는데 나름 괜찮았다. 소음을 희석시킨 것.
그러다 그간 잘 듣지않던 명반CD를 틀었더니... 와..!
잔잔하고 감명깊고..
Tatina Nikolayeva의 Bach연주.
만난 적도 없는 연주자가 말 한마디 대화도 나누지 않은 채로 이렇게 인생에 대해 느끼게 해주다니...
힘들게 할 줄 알았던 윗집 피아노 소음이 쌓아두고 내버려둔 명반들을 들을 기회를 주었으니 전화위복이다.
연주를 들으며 지금은 산책, 독서와는 또다른 형태의 마음의 평화, 힐링을 얻고있다. 실체가 없음에도 삶의 걱정되고 불안한 면을 이렇게 음악을 통해서도 가라앉혀 왔음을 깨닫고 있다.
큰 틀로 보면 인간이 만들어낸 여러 장치는 인간이 죽기 전까지 나름 잘 살아내는데 도움을 주고있다.
역시도 감사함을 느끼는 아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