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 작은 생각들
밀린 손 빨래를 하면서
opento
2010. 3. 7. 17:30
I.
밀린 손빨래를 하는 중.
머리 속에선
봄날 녹은 물이 계곡을 휩쓸고 내려가 듯
뭉쳐있던 생각들이 확 확 지나간다.
콸콸 틀어놓은 수돗물 때문에도 더 그러한 듯.
넘어지지 않으려고 옹그린 두 발바닥에 의지한 채
오리 너구리처럼 앉아
손 따로 머리 따로...
몸 따로 생각 따로...
친정엄마가 집안 가득히 꽃화분을 키우며 들여다볼 때도
이러했지 싶다....
II.
분홍색 꽃잎들이 각각 다르게 보여도
하나 그리고 복사하고 복사하고 복사하고 .....
그러니 다 같은 태생인데
어느 날 서로 부딪히기도 하고
어느 날은 같이 춤추기도 하고
어느 날은 어디론가 하나 하나 사라져 갈거다
어디간들 늦게라도 <하나>였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리워하겠지.
III.
아주 순진한 꼬마한테 문자가 왔다.
"네이버 실시간 검색에 이름이 뜨고 있어요."
"무슨 일로?"
"음 모르겠어요 그건!
너무 늦은 밤에 문자했나요?
공부하시며 안주무시고 있을 것 같아서요 ^_^ ㅎ."
(네이버를 보니 동명의 가수이름이 뜨고 있다.)
"오랫만에 나도 공부 중인긴 한데 요다양도 공부중인가보네 열공하3 (*^^*)"
그래 누군가를 믿는 시간은 행복하단다 꼬마야.
실은 아줌마는 허상인데 말이야
너의 믿음을 위해서도 아줌마는 좀 더 어른스러운 척 해야겠지.
굿나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