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 작은 생각들
이상과 현실 사이
opento
2020. 3. 11. 00:03
facebook에 마테오라의 사진을 올리고선 '이런 장소면 신에게 더 가까이 갈 수 있을까'라는 글을 쓴 분이 있는데 ㅡ나에게 떠오르는 답은 '아니다' 이다.
몇 년전 그리이스 여행 시 이틀을 묵으면서 마테오라의 사원을 거의 다 둘러보았는데 마지막 사원에서 본 장면이 기억난다.
그곳에서 지내는 그리이스 정교 사제가 발가락인가를 다쳤는데 엄살을 부리면서 약을 발라주는 옆사람에게 징징대는 모습을 보고 속세의 사람같네 싶었다.
기차 속에서 만난 사제들의 음울하거나 복잡다난한 인상은 구도의 모습이라기 보다는 어쩌다보니 직업으로 사제가 된 상태가 아닌가하는 인상을 주었는데.
그렇게 높은 산 위에 경이로운 사원을 지은 초기시절의 수도사와 지금의 수도사의 마음가짐이 다를텐데 제 삼자의 감상으론 신에게 다가가는 곳으로 상상.
그곳 수녀원에서 지인을 위한 아이콘을 사려고 벽에 전시된 것을 가지고 판매수녀님에게 가지고 가서 새 것으로 달라하니(방문객들이 많은데 판매대는 한 곳 뿐이라) 영어를 잘 못하는 그 분왈 깍아주지 않는다고 해서 잠시 엉? 놀란 적도 있는 곳.
이상, 상상으로 그려보는건 좋지만 현실은 많이 다를 수도 있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