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 작은 생각들

목이 좋지않은 이유

opento 2020. 3. 23. 23:18

어제, 일요일. 거의 6시간에 걸쳐 반찬을 만든 덕에 며칠 간은 음식을 하지않고 꺼내먹으며 편히 지낼 수 있게 되어 오늘을 어떻게 활용할까 기분 좋아하는데 집근처 사는 친구로부터 전화가 왔다.
성격이 좋아 튀지않고 편안함을 주는 고등학교 동창 인데 코로나 집콕이 오래가니 이래저래 걱정도 되고 심심도 하다고 이야기 시작.
통화할 때 듣거나 말하는 내용에 집중, 반응하고 같은 내용 반복되지 않게, 할 말없는데 길게 통화하지 않게 조심하는 편인데 오늘 대화가 잘 되었기에 끝난 후 통화기록보고 깜짝 놀랐다. 4시간 15분! 아이고.
언듯 잘못 본 것 일수도 있겠지만 여하튼 오래 이야기 했는데 듣기도 많이 했기 때문에 배운 내용도 많다. 좋은 대화는 일상의 이야기 중에서도 녹아나는 살아온 여러 좋은 인사이트 등 배우고 느끼게 해주기에 시간낭비는 아니다. 그래도 기록적인 긴 대화였고 거실에서 햇빛이 들어오는 방향이 바뀌어 있을 정도.
얼른 산책을 하고 서점에 가서 책을 읽는데 며칠 전 모임에서 처음 알게 되었고 전화번호를 달라던 근처 사는 분이 전화를 해왔다. 외모보다 목소리가 훨씬 뛰어난ㅡ똑똑하면서도 듣기 좋은ㅡ여자인데 전화로 친근하게 다가왔다. 역시 대화가 길어질 것 같아 내용을 정리하니 20 분 정도로 마무리 되었는데 그렇지않았다면 더 길어졌을 듯.
하루에 긴 전화 통화를 해서인 지 목이 불편해져 집으로 돌아와 카모마일을 마시며 푹 쉬었다. 요즘 코로나 사태에선 목이 아프면 께름찍하니.
할 일없는 여편네들 쓸데없이 긴 전화~라고 흉 볼 수도 있겠지만 말이 통하는 대화를 할 때에 신간서적을 읽는 마음이 들 때가 많다. 상대방의 살아온 모습, 삶이 흘러가는 모습, 그간 쌓아온 생각, 내공들을 배우게 되는.
오늘도 그런 날이긴 했는데 더 압축시킬 줄 알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