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움 100% 연습

일상 & 작은 생각들 2020. 6. 17. 00:54

남편이 제일 좋아하는 것은 나와 함께 산책하기라고 설문지에 썼을 때 아! 그랬구나 했다.
섬세하진 않아도 진실된 전형적인 경상도 사람이다.
산책시 주로 내가 말하고 남편은 듣는 편인데 혹 수다스럽다거나 시끄럽다고 여기지않을까 했는데 종알종알 어쩌고 저쩌고 내가 하는 말을 듣는게 좋다고 했다.
산책은 오래된 routine이고 주말엔 하루는 근교로 , 나머지 날도 집 근처 어디라도 열심히 걷는다.
산책하며 나누는 대화로 일상이 정리되어 제자리가 어딘지 깨닫게 되는 계기가 된다.
감사한 삶인데 문득 나이들어 둘 중 하나가 존재하지 않을 때를 떠올려보면 참 슬프다. 아들, 딸들은 우리가 죽은 후에도 자신의 가족들과의 바쁜 삶속에 잠시 슬픈 후 잘 살아나가겠지만, 세대가 비슷한 부부는 잘 지내다가 어느 순간 부재가 느껴지면...
혼자 새로운 것을 배우러 다니거나 등은 잘 하지만 절대 고독의 산행, 여행은 해 본적이 없다. 즐거운 종달새 타입이지 고독한 독수리 스타일은 아닌. 혼자 지낼 상황에서 잘 꾸려가는 거지 정작 주위에 아무도 없어본 적은 없어 그런 상황이 오면 무서울 듯. 오늘처럼 출장이라 혼자인 날 조금씩 혼자지낼 날 연습을 해두는 것이.
그리하여 저녁 9시부터 두 시간 정도 아파트 단지들을 걸었다. 밤중에 산책로를 도는 사람들이 많아 다행이다. 내일은 남편에게도 가르쳐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