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찾아드는 마을에서

포토에세이 2009. 10. 12. 00:41




찍기 싫어하는 사진 종류 중에 누드사진이 있다
사람을 object로 대하는 것이 싫어서.
그런데 여럿이 모여 놀러간 곳에서 우르르 할머니를 찍다가
마음 한켠이 싸아 해졌다.
할머니 미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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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바람으로 모든 것을 어루만지느라 바쁘다
"애들아 곧 겨울이 온단다
생각 속으로 들어갈 준비를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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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마을에는 9가구가 살고 있다
경사지고 좁은 산비탈이 많은 곳에서 경운기도 쓰면서
노인들이 살아가고 있는데
햇볕은 화창하고 공기는 맑지만
자식들은 외지에 있고
노인들은 그곳에 있다.....
행복한건지 갇혀있는건지는 모르겠으나

할머니는 무척 외로워했고
윷놀이하느라 깔깔대는 우리들보고 이사와서 같이 살자고 하셨다.

밤에는 놀괭이가 꽤꽤거리고
부엉이가 우웅우웅거린다고 할머니는 말하셨다.

낮에도 적막한 그곳의 테레비는 수명을 거의 다해가고 있고
할머니의 돋보기는 흠집투성이여서
마당 안 감나무에 감이 주렁주렁한데도 
할머니는 "감이 여전히 달려있수...?"하고 물으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