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지프스 기도

일상 & 작은 생각들 2020. 7. 11. 19:18

오늘부터 S를 위한 기도를 시작한다고 마음 먹었다.

'너의 기도를 들어주면 너는 그에 대해 무엇을 할 것인가?' 신이 물어오시겠지만 무엇을 하겠다는 약속없이 일단 기도를 하다보면 중간에 떠오르는 뭔가가 있지않을까.

10번으로 이루어진 기도 세트(?)를 하고난 후 문득 든 생각ㅡ'좋지않은 생각, 말,행동을 할 때마다 10세트 에서 1번씩 차감한다.'
놀랍게도 아주 짧은 시간 동안 아주 쉽게 남을 판단하거나 흉 보는의 말을 한다거나 하여 10세트 다 인출상태가 되었다.

S를 위해 기도한다기 보다 인간개종을 먼저해야 되겠군 싶었다. 모자란 자가 선행, 덕쌓기 없이 신에게 바라기만 한다는 것은 뻔뻔한 요구이다.

모자라고 부족하지만 기도는 하고 싶은데...
신께 좀 봐달라고 들러붙기도 뭐하다.
그냥 기도하고 인출되고 하는 과정을 하다보면 내가 모르는 일이 일어날 수도 있겠지.

세속화되어 진정한 기도를 드리기 힘들거고 내려다보는 신도 '시이소오'처럼 한번 올랐다 다음엔 내려가고 그러다 평지에 밖에 머무르지 못하는 볼품없는 기도를 드리는 나를 보고 '끌끌' 혀를 차겠지만 그래도 Go! 해볼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