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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 때문에
일상 & 작은 생각들
2020. 8. 3. 17:25
지난 주부터 바람을 타고 휘몰아치는 장댓비를 창문으로 내다보니 마치 애니메이션의 커다란 물회초리 같다.
원래는 오늘 친구들과 한강변을 걷을 계획이었지만 한강 공원쪽 나들목을 닫는다고 하기에 그냥 집에서 쉬자고 했는데 그간 내릴만큼 내렸는 지 흐리기만 하고 며칠만에 조용하다.
하지만 오전부터 혼자 만의 시간을 너무도 잘 지내고 있고 보던 영화에서 뭉클, 눈물까지 흘렸고 배경으로 깔린 음악으로 오래 전 추억들이 홍수처럼 한번에 밀려와 엄청난 집캉스를 즐기는 중이다ㅡ작곡가이자 가수는 결과물과 본인 사이의 괴리가 커서 '주접'이라 여기곤 좋아하지 않는 사람인데 아이러니하게도 그 음악은 좋다ㅡ
시간활용의 이해득실을 따지는 것은 약은 행위이겠지만 이 모임은 한달에 한번 하이킹 정도의 운동이 목적인데 그 중 한 명이 근력이 점점 약해져서(몸무게가 41kg) 움직이는 걸 부담스러워해 그 친구를 신경쓰다보니 점점 장소 고르기도 힘들어지고 그렇다고 수다 모임으로 만나긴 아쉽다.
지금 아파트 창밖 건너편에선 비가 오나 흐리나 신축 아파트 공사가 계속 되고 있고 공사장 인부들 의 시간엔 많은 사연들이 있을 것이다. 시간과 존재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던 시기가 있었는데 이젠 '그냥 잘 살아가기'로 했다.
장마 때문에 만나지 못하고 각자의 시간을 보내는 친구들이나 나나 창밖의 인부들이나 '잘' 살아가고 있는 느낌을 가지면 행복한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