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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넘겼다
오전에 신문을 두루 읽고 노트북 데이터를 저장USB에 옮기고 필요없는 자료들은 삭제하다 보니 눈이 제법 피곤했다.
쉬려고 넷플릭스를 뒤적뒤적였지만 보고싶은게 없었고 결국 눈을 써야하니 휴식이 아닌 셈.
음악도 소음으로 들릴 정도로 사방 소리와 영상에 노출되어 있다.
HTS 계좌 정리 후 경제 유튜브채널을 틀어놓았는데 그냥 흘러가는 소리로만 들린다.
낮에 20명의 줌회의에서 본 인간군상 심리ㅡ누가 더 훌륭할 것 없이 다 거기서 거기이지만 그래도 선을 잘 지키는데 그 중 한 명이 누구도 하지않는 입바른 소리를 했고 새로운 팀을 짜는데 이전 멤버 그룹에 다시 들어가려하자 별로 환영받지 못함을 느꼈다.
너무 예스만 하는 분위기도 문제이지만 예의를 갖추지않은 적나라한 비판 역시 날 것이다.
어떻게 잘 표현하느냐가 중요한 듯.
바른 말을 하는 듯 해도 교만이라든지 못되어 보이는 모습은 숨길 수 없이 별도로 나타나니 수양이란게 참 힘들지 싶다.
사람에게 위안받는다는 것이 별로라고 여겨질 정도로 접촉이 많았는 지 저녁에 조금 심심했을 때 굳이 전화걸어 이야기 나누고 싶은 사람이 없었다.
제주도 여행시 어느 작은 레스트랑 창가에 쓰여있던 말ㅡ'사람이 사람에게 기적이 될 수 있을까?'
순진하고 솔직한 이야기를 오랜 세월 동안 '그녀'에게 했었는데 -외로운 그녀를위해-그녀는 이미 충분히 세속적이었다.
이제 나도 사람에게 조금은 치었나?
주말에 찍은 사진과 동영상을 편집하다보니 시간이 훌쩍 갔고 심심함도 잘 넘겼다.
살아가다 보면 아마 점점 혼자만의 시간이 많아질 것이고 누구와 이야기 나누어도 심심함이 덜어지지 않는 정체의 시기가 올 것도 같다.
어젠 길 한구퉁이에서 빨간 립스틱을 칠한 한 여자가 끊임없이 혼잣말을 횡설수설하는 것을 보았다. 아주 외로운 사람, 사회의 틀 밖으로 밀려나온 사람일 것이다.
부지불식간에 경계 안에 있으려고 애쓰며 살아간다.
그나마 잘 살아가려면 열심히, 순수하게 사는 사람의 좋은 기운을 받아들이기.
그렇다면 사람이 사람에게 기적이 될 수 있는거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