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지 미안함

일상 & 작은 생각들 2010. 12. 8. 20:28

조금 전 지하철
50대 후반의 마른 아저씨가
아주 작은 목소리로 흰 편지봉투를 내밀며
"공장에서 직접 나와 100장에 1000원입니다."
명퇴 당한 후 마음고생이 많았을 그런 분위기

사람들이 꽤 많이 사주었다.
조용하고 진솔된 모습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
마음이 짠하고 부끄럽고.

그리고 지하철을 올라오는데
ISSUE를 팔고 있는 노숙인.
방송을 타고 그나마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팔아준다고는 하는데
갑자기 내린 눈에 서둘러 집으로 돌아가는 발길에선
아무도 멈춰 사지 않았고
잠시 마주친 눈길에서 당황함 황망함을 보았다.
남은 계단을 올라오며
역시 부끄러웠다.

낮의 나들이에서
출장에서 남편이 사온 루이비똥 지갑-
그때만해도 작은 지갑을 그런 돈을 들여 사온다고 뭐라 했었는데...
휴가여행중 프랑스에서 사온 페라가모 가방에
선물로 받은 버버리 머플러...를 지니고 있는 내 모습.

두시간 정도 이야기 후 그녀가 말했다
생전 고생은 모르고 사신 분 같다고.

고생을 하고 살지 않았으나
사치스럽지도 않다고 생각했는데
얼마나 많은 봉투와 Issue를 팔아야
그들이 불안한 삶을 살지 않아도 될까 생각하니
부끄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