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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어가는 이웃을 지켜보는 머리방 원장
동네의 헤어살롱의 원장의 헤어컷은 5만원. 펌은 15~20만원.
같은 동네지만 전통적인 뽀글이 스타일 미장원은 헤어컷이 8천원, 펌이 3만원이다.
헤어살롱의 헤어컷은 예쁜데 펌은 2주일이면 다 펴진다. 미장원 펌은 4달은 간다
그래서 내가 오래동안 해온 방법이 컷은 살롱에서, 펌은 미장원에서.
다행히 양쪽 원장님들이 착하고 사정을 이해해준다.
오늘도 거의 5개월만에 미장원에 갔는데 원래도 몇 십년된 고객들이 오는 곳이지만(나의 경우는 몇 년전 우연히 들른 곳)
오늘 따라 부쩍 70~80대의 손님들이 많았다.
예전에 산부인과 의사,교수, 몇 백억대 자산가, 은행장 출신, 교수 등으로 젊어서 모두 능력있었던 사람들이 모이는 특이한 머리방으로 동네와 같이 나이들어가는 곳.
오늘도 대부분 그런 사람들이었는데 전직 스튜어디스였고 남편이 비행기 기장이었다고 원장이 슬쩍 알려주는 할머니는 젊어서는 미인이었을텐데 나이든 모습은 어쩔 수 없이 추하고 거부감이 들었는데 게다가 교만하고 이기적이었다. 자기는 파마를 하니 헤어컷이나 염색하는 사람들보다 먼저 해달라는 등. 자기 아파트 자랑도 하고.
잘못 나이들었구나 생각하고 있었는데 잠시 자리 비운 사이 원장왈 그 분이 치매초기라고.
중년 때도 한 성격했다고.
그 옆의 나이든 분은 아주 조용조용 말씀하셨는데 전직 의사. 역시 치매기가 있어 한 말 또하고 또한다고.
갑자기 양노원 한가운데 들어와있는 느낌이 들었다.
헤어살롱의 서비스는 깔끔하고 트리트먼트로 쓰는 제재도 고급인데 미장원은 같은 머리빗, 다시 빨아쓰고 물기가 처벅한 일회용 헤어캡 등 혹시나 코로나(?) 문득 그런 생각도 들었다.
강남에서 부와 명성을 이루고 살아도 노년의 처참함은 피해갈 수 없는 거.
미장원 원장님도 70살인데 다같이 늙어가며 세월의 변화를 겪어내고 있다.
언제까지 이 곳에 다닐 수 있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