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잔함 몇 개

카테고리 없음 2023. 6. 10. 07:33

애잔 1.
하루 건너 페이스톡을 하던 S;
바쁘기 때문에, 그리고 방해하지 않기 위해 먼저 페이스톡을 하지않는데 항상 걱정 하고 마음쓰이고... 요즘엔 잘 하지않던 기도를 S를 위해 해야지라는 생각도 들었었다.
며칠 만에 S와 대화 중 지나가는 말로 내 유튜브 조회수 올리느라 30번 정도를 봤었다고.
(패널티 받을까바 내가 내 영상을 클릭하지 않는데 남이 그렇게 보는 것은 괜찮은가 보다.)
확 깨달은 것ㅡ멀리서 내 목소리를 들으며 그리워하고 있구나... 나에 대한 흔적이나 기억을남겨주는 것ㅡ유튜브하는 이유 중의 하나이다.  열심히 살아가는, 유모와 활기가 넘치는 S가 생기를 끝까지 잘 지니고 살아가길!
화면에 언듯 흰머리가 몇 가닥 보였다.

애잔 2.
머리카락이 전부 하얀 70대 후반의 시니어 모델이 운전하는 차를 얻어 탔다. 같이 일하는 그녀의 그룹에서 카리스마있는 왕언니라던데 멀리서 언듯 보았을 때 나이에 비해 나선다거나 말이 많다거나 그런 인상을 받았었었다.
가까이에서 본 그녀는 피부가 나이를 거스를 수 없이 쳐져있었고 자신감이 없었다. 근육이 다빠져 가느다란 다리, 물기가 빠져버린 몸.
그런데에도 앞에 나섰던 것은 삶에서 '버티기' 였던 듯.
차에는 시니어 모델용 옷들이 가득했다. 삶에게 지지않고 버티어가는 모습이 존경스러웠다. 오랜 세월이 지난 후 나는 그렇게 열심히 살 수 없을 것 같다.

애잔 3.
은퇴한 신부님이 산 속에서 조용히, 열심히 살아가는 다큐멘터리.
'내가'라는 말을 자주 쓰고 낮은 목소리이지만 반말을 많이 써서 M이 떠올랐다.
M은 소심하고 자기애가 많고 주장도 강해서  같이 있으면 불편한데 신부님한테서도 그런 느낌이 조금 들었다. 방송을 계속 보니 하루에 5 번 기도하고  산 속 생활을 하기위한 여러 작업을 열심히 하고ㅡ전체적으로 보면 훌륭한 노년의 삶을 살아가는 중.
가까이 다가가고 싶지는 않지만 애잔함이 느껴졌다.
게으르고 빈둥빈둥 지내는 내가 뭐라 평할 처지는 아니고.

잘 들여다보면 사람에게서 애잔함이 느껴진다.
자신을 끌어안고 주어진 시간이 다 할 때까지 나름 생존해나가는  과정에서 보여지는.

다른 사람과 지속적으로 같이 지낸다는 것은 무척 피곤해서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것인데
'같이 vs. 홀로'  속에서 시간을 잘 관리하며 겸손하게, 그리고 감사하며 살아가야겠구나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