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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끝에서 가을 속으로 걸어다니는....
일상 & 작은 생각들
2012. 9. 3. 01:27
노화로 병원에 누워있는 노인들을 보니
나의 발로 걸어 돌아다닐 수 있다는 것은 아주 감사할 일이라는 것.
그래서 좀 무리해서 산행을 했더니 좋지 않았는데
조금 쉬니 정상으로.
다시 걷기 시작.
이번엔
마음 때문에 걷고 있다.
비 속을 걷다보니 난간이나 거미줄에 보석같이 달린 물방울,
오래된 바위 사이에 최근에 가져다 놓은 새로운 작은 바위-알고보니 스피커
파란색으로 나무 위에 지어놓은 앙증맞은 새집
차가 많이 지나가 쪼개져 버린 도로경계선이 추상 무늬를 만드는 거...
두 시간 산책동안 비가 4번이나 왔다 그치기를 반복...
처음엔 조금은 외로운 마음으로 걷다 주위의 작은 것들에게 점점 마음을 뺏기면서...
걸어다니고 싶은 마음은 바람난 이 집나가 듯 습관처럼 되어-조금 과장해서-^^
빵 한봉지를 사러도 멀리 멀리 걸어가기도 하고....
오늘은 아주아주 멀리 나갔다.
휴대폰 카메라에 전원이 나가기 직전
그냥 아무런 욕심없이 찍어봤다.
파도가 철썩이고 모두 행복해보이는 일상을 지내는 사람들이 오가는 바닷가에서
나의 좌표는 어디에 어떻게 자리잡고 있는 걸까....하면서.
3%정도 센티멘탈....
가을 속으로 걸어들어가려나보다.
간만에 사진들을 들여다보다
solitude를 즐기며 찰깍찰깍 사진을 찍는듯한 이의 사진을 보곤
그래 내 마음이 여름 동안 많이 건조했구나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