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속에 숨어있는 연주회

일상 & 작은 생각들 2015. 9. 15. 08:51

지난 주는 문화적(?)으로 바빴다고나.

미술 옥션 프리뷰 두 군데,미술 fair 한 군데,

인사동 갤러리를 돌아다녔고, 수집하고 있는 화가의

개인전 소식을 듣고 다시 인사동에 가서 소품 하나 사고.

가수 알리의 콘서트도 친구와 가고.


받아온 도록들을 10번도 넘게 들여다보며

소유하지는 못하지만 작품들을 깊히 음미하고 있었는데,

남편이 잠깐 쓰라고 놓고간 노트북 컴퓨터에서

음악화일을 열어보니 집안의 명반 CD를 음질을 최고로

변환시킨 클래식 곡들이 정말 아름답게 흘러나온다.


알리의 공연을 보면서 전자악기 반주로 너무나 아쉬웠었다.

꽝꽝 연주해대는 건반주자가 특히 거슬렸다.

알리의 목소리, 가창력으로 즐겁게 보곤 왔지만

그 정도의 가수에 반주가 받혀준다면 얼마나 고급스러울까...

예산 제약이 있어서겠지만.


그런데 이 아침,보고싶은 책들을 펼쳐놓고

컴퓨터에서 음악을 듣는데 오디오시스템에서 듣는

정도의 감동을 이끌어내고 있다.

집안에,작은 컴퓨터 안에 이렇게 좋은 연주회가 있었군.


그리고 사족으로 드는 생각.

혼자,  조용히 음악을 들었을 남편의 마음.

혼자만의 휴식 공간인 The third place에 있었을.

마누라 잔소리나 일 스트레스에서 빠져나와 .


어쨌거나 요란하게 밖에서 찾아다녔던 예술의 조각들을

조용히 정리해주는 공짜 연주회를 즐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