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리스트
글
바구니 들여다 보기
일상 & 작은 생각들
2009. 6. 19. 12:46
아무도 없는 늦은 밤 작업실
익숙치 않은 상황이라 으스스 하다.
무서움을 떨치느라 이리저리 돌린 라디오 채널에서 CBS를 선택.
문밖 어두움 속에 서있을 지도 모를 귀신을 쫒아주겠지 하는 마음이 살짝 작용.
낮에는 기독교 신자가 어쩌고 저쩌고 비판하며 당당한 척 하다
정작 무서운 상황에선 요렇게 마음이 움직이는 것은 ' Jesus in the pocket.'
처음의 무서움은 점점 없어지고 작업에 재미를 느낄 즈음
방송에서 흘러나오는 성가들이 제법 좋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굳이 신을 찬양하기 보다는 마음을 달래주는 내용들.
간간히 읽어주는 사연들도 가난하고 아프고 힘든 사람들에게 또 외로운 이들에게 위로를 주는
분위기였다. 편안한. '이 정도면 좋은데...' 하고 들었다.
그런데 새벽 5시 될 때까지 들었던 그 많은 음악과 사연들이 결국엔 비슷한 내용들이었는데
그럼에도 방송을 매일 듣고들 있다는 것은 그만큼 힘들고 위로 받을 사람들이 많다는 뜻.
재개발 지역에서 마지막까지 버티다 나간 삶의 흔적들 속에서 또 다른 삶의 테두리를 느꼈는데
그러고보니
세상은 많고 많은 테두리-아니 바구니들로 분류되어진 삶의 모습들이 있는 것.
담겨보지 않으면 이해하기 힘든.
담길 수는 없더라도 열심히 들여다 보려고는 해야하겠다.
이틀 후 떠나는 여름 여행.
많은 바구니들을 느끼고 오겠다.